영국의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178만대라는 기록적인 생산량을 달성했으나 올들어 BMW의 로버자동차 분할매각 발표를 시작으로 영국내에 승용차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메이저들의 승용차 생산중단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포드가 2002년 초부터 승용차 생산중단을 이미 발표했으며 영국내에서 복스홀이라는 브랜드로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제너럴 모터스(GM)도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유럽시장을 겨냥해 영국내 생산기지를 건설한 업체들은 파운드화가 유로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이 크게 감소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같은 이유로 일본의 혼다는 신모델 '슈퍼미니'의 영국내 생산계획을 취소했고 닛산도 신형 '마이크라' 모델의 생산공장을 영국에 건설할 것인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도요타는 협력업체에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영국이 유로화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행동을 취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카디프대학의 카렐 라이스 교수는 "이제 영국 자동차산업에 진정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땅값과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유럽 지역과 비교할 때 영국은 자동차 조립공장 입지로는 이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GM에서 생산하는 복스홀의 경우 영국내에서 조달되는 부품 비중은 46%에 불과해 사실상 조립공장으로 전락한 형편이기 때문에 영국 자동차산업이 과거와 같이 기술로 승부하던 시절은 지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번 복스홀 공장의 승용차생산 중단 결정으로 이 공장 자체 근로자 2000여명과 납품업체 근로자를 포함, 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여 지역경제 붕괴가 예상된다.

전문들은 영국정부가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영국 자동차산업의 쇠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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