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미FTA 반대를 외치며 분신했다가 끝내 숨진 고 허세욱 씨의 나머지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분신 전에 작성된 3장의 유서 가운데 지금까지는 하나만 공개 됐는데요. 비공개된 나머지 두개는 각각 가족과 동료인 민주택시노조 한독운수분회에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고 허세욱 씨 장례대책위는 15일 한독운수분회에게 보내는 유서를 공개했는데요.

-유서에서 고인은 "(동료들은) 전부 비정규직이니까 모금은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동지들에게 부탁한다"며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뿌려서 밤새도록 미국놈들 괴롭히게 해주세요"라고 간청했습니다.

-또 "효순, 미선 한을 갚고, 벌금은 내돈으로 부탁"이라고 마무리 했습니다. 동료들이 노동중에, 또는 투쟁중에 내게될 벌금은 자신이 모아둔 돈을 쓰라는 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자신의 신념,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보험도 제대로 들어야지

-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 발의를 사실상 철회했잖아요. 그걸 두고 신기한 일이라고 하는 말들이 많아요. 대통령은 웬만해서는 철회 같은 것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각 정당·정파들이 반대한다고 결국 철회하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는 거죠.

- 절대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노 대통령의 지난 4년을 보세요. 그는 전통적 지지층들이 대부분 반대하는 이라크 파병과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한미FTA 협상 추진 등을 밀어붙였잖아요, 국가보안법이나 신문법 등 4대법은 거의 무늬만 ‘개혁법’으로 통과되거나 실패했죠. 대연정 제안도 한나라당의 큰 반발과 무시를 낳았죠. 이런 것들이 대선에서 그를 찍은 그의 지지층들은 무능하다고 비판하거나 실망했다고 돌아서는 계기가 된 것들이죠.

- 그런데, 한미FTA 타결 이후에는 그의 지지도가 높아졌죠. 전통적 지지층이 빠져나간 자리에 다른 보수수구적 지지층이 들어선 거죠. 새로 형성된 신 지지층, 즉 보수수구 지지층들이 이참에 ‘개헌’도 포기하라고 압박 했는데요. 대통령이 그들의 요구를 결국 수용한 거라고 보면 ‘신기할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죠.

- 아, 그렇군요. 그럼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수구세력들과의 대연합인가 보군요. 보수수구세력이 차기 정권을 잡을 때를 대비해서 보험을 드는 것 같네요.

- 보험 치고는 보험료가 너무 비싼 편 같은데, 저러다 보험금 받기도 전에 보험사가 파산하거나 보험료 못 내서 계약이 해지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건의 사항은 위원장 집 팩스로…

- 하나은행지부 김창근 위원장이 자신의 집에 있는 팩스번호로 건의사항이나 불만사항을 보내달라고 조합원에게 호소했다죠.

- 사내에서 이메일이나 팩스를 이용해 건의사항이나 불만사항을 노동조합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죠. 또 직접 노조를 방문하는 것도 지방에 있는 조합원의 경우 만만치 않을 것이구요.

그래서 김 위원장 집에 있는 팩스를 적극 활용해 달라는 호소입니다.

- 그런데, 노조의 전략이 사용자들을 움직였다면서요.

- 사용자들이 전에 없던 직원의견 수렴 창구를 공식화했습니다. 일명 메아리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노조의 '팩스' 전략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보입니다. 각종 건의사항이나 불만사항을 자신들에게 호소하라는 것이죠.

- 어쨌든 하나지부의 팩스 전략은 접수된 구체적인 내용 여부와 상관없이, 초반부터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군요. 사용자들도 긴장하면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에 적극 나서고 있으니 말이죠.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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