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본조와 각 지부 정책간부들로 구성된 금융노조 정책협의회는 11일 2차 회의에서 영업시간 단축 의제와 관련, 오는 26일 중앙위원회에서 산별임단협 안건이 최종 확정 된 후 본격적인 공론화에 돌입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정책협의회 참석자들은 산별임단협 안건을 확정하기 위해 치열한 '내부토론 과정'에 있는 안건을 언론에서 조기에 여론화 시키고, 선제적으로 치고 나오면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업시간 단축은 초과노동에 노출된 금융노동자들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근무시간정상화의 핵심적인 제도적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음에도, 국민을 볼모로 한 금융노조의 집단이기주의로 매도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 단축이 논의된 배경을 되새기면서, 향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 노동시간 길다는 것 드러나

정책협의회에서는 언론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와 관련한 국민들의 반응은 "한국의 노동시간이 길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금융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 온 글들 중 상당부분은 "우리는 몇 시간 일하는 데 너희들은 영업시간을 단축하려고 하냐"는 식의 의견이 많다는 지적이다. 기영윤 농협중앙회지부 교섭실장은 "근무시간 정상화의 한 방법으로 영업시간 단축을 논의하고 있는 금융노조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며 "은행권 노동자를 포함해 한국의 노동자들이 전반적으로 초과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영업시간 단축의제가 이슈화 되면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노조를 비판하는 국민들도 영업시간 단축이 쟁점화 되고, 금융노동자들의 노동환경 등이 공론화되면, 금융노조를 비판하면서 초과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자신들이 오히려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정책협의회에서는 국민들이 "인터넷뱅킹 이용하지 않는 금융소외 계층에 대한 대책은 뭐냐"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금융소외 지역에 영업점을 하나 더 내고, 이를 위해 인원이 적절히 충원되면 해소될 수 있는 사안들"이라는 반응이다.
영업시간 단축이 의제화 될수록, 사회적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은행권에 인력을 충원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며, 은행권이 금융소외 계층을 그 동안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한 은행이 과다경쟁을 하면서 수익성 위주로 가고 있는 금융산업의 흐름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는 데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안건 확정되면 본격적 여론 환기 나서

영업시간 단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다. 정책협의회에서는 오는 26일 중앙위원회에서 산별임단협 안건으로 확정될 경우, 영업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노조의 주장이 잘못됐는지, 영업시간 단축까지 주장할 수밖에 없도록 노동환경을 조성한 사용자들이 잘못됐는지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사회적으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다른 노동단체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참여하는 공청회도 주도적으로 금융노조가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업시간 단축 의제는 금융산업의 문제점, 금융노동자들의 노동조건 등과 얽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논의가 거듭될수록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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