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체결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허세욱 조합원에 대한 1차 수술이 분신 나흘만인 4일 오후 진행됐다. 수술비용과 간병 부담을 이유로 허 조합원의 가족들은 수술 거부입장을 밝혔지만, 의료진은 ‘치료 전후 과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대책위 관계자들의 각서를 받은 뒤 이날 오후 2시 사체피부이식수술에 들어갔다.

김종현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소장은 “수술이 지연될 경우, 괴사된 피부를 통한 세균감염이 시작돼 패혈증과 장기 망실의 우려가 높아진다”며 “가족들은 수술에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의사의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주치의와 병원 결정에 따라 수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술은 팔과 다리 등 괴사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한 1차 시술에 그쳤고, 화상을 입은 온몸에 대한 추가 피부이식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화상 정도가 매우 심각해, 지금 당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수술 및 치료 기간은 최소 2개월여가 걸릴 것으로 보이며, 수술비를 포함해 최소 1억8천여만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한미FTA저지범국본 등이 허 조합원 치료비 모금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수술시간 내내 허 조합원의 가족들은 병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가족들은 수술비용 등 모든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대책위 관계자들의 설득에도 불구, 수술 거부 의사를 접지 않았다. 가족들은 각 단체들이 모금한 수술비용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료진과 대책위 관계자들의 거듭된 수술 권유에 대해 허 조합원의 가족들은 “가족회의에서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가족장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노총 상근자들은 이날도 병원 앞에 모여 한미FTA 무효와 허 조합원의 쾌유를 기원하는 집회를 벌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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