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경제연구원은 1일 '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국제 투기자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지적하고, 해외투기자본의 본격적인 국내진입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노동계와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에서는 자금조기 회수, 국부유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구조조정 등의 위협 등 투기자본의 부작용을 줄기차게 지적하면서, 투기자본의 폐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으나, 이례적으로 대기업 경제연구원에서 강력한 대응을 주문해 주목된다.
◇ 투기자본, 글로벌 M&A 시장 활개 = 엘지경제연구원은 2000년 이후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의 특징으로 투기자본들이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자본이 주도하는 M&A의 비중이 2000년 4% 수준에서 2006년엔 8천670억 달러로 글로벌 M&A의 23%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투기자본이 주도하는 M&A 규모 역시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지적이다. 2005~2006년 10대 M&A 중 하나로 인수자금 규모가 370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였던 'Equity Office Property Trust' 인수 건은 투기자본인 'Blackstone 그룹'의 작품이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 투기자본들은 과거와 달리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주주행동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며, 적대적 M&A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투기자본 중 일부는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에서도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였다는 게 연구원측의 진단이다. (표 참조).
◇ 대형 투자은행, 투기자본 직접 육성 = 글로벌 투기자본의 최근 투자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연구원측은 예측했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 저금리 기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론 증가, 산업자본 간의 구조조정 기회 증가 등의 환경은 투기자본의 M&A 기회와 능력을 더욱 증대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 아울러,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투기자본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된다고 연구원측은 지적했다. 투기자본에 대한 투자자 추이가 최대투자자이던 개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연기금이나 기업 등의 기관투자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의 경우, 1996년 38%였던 기관투자가의 출자 비중이 2005년에는 56%로 증가했으며, 펀드나 연기금 등의 출자 비중도 각각 2배로 증가했다고 연구원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M&A의 중개로 고수익을 올린 주요 투자은행들이 직접 투기자본을 육성하고 있는 점도 추세지속의 근거다. 골드만 삭스, 메릴 린치, 모건 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본연의 업무인 인수금융이나 중개업무에 머무르지 않고, PEF와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고 연구원측은 지적했다. 예컨대, 골드만 삭스가 소규모로 운용하던 '골드만 삭스 에셋 매니지먼트'는 2000년 대이후 급성장하여 세계 최대 규모(2006년 6월 기준)로 부상했다고 연구원은 소개했다.
|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