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에서 은행 영업시간 단축을 올해 산별임단협 핵심의제로 제시하는 것이 확실시 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노조에서 외국사례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 보험사, 증권사와 연계해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영업시간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은행의 영업력을 위축시킬 것이기 때문에, 사측에서 영업시간 단축을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는 견해, 은행업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비난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시중은행의 한 영업본부장은 “은행업무가 전산화 되면서 인력이 줄고, 업무가 다양화 되면서 은행원들의 노동강도가 세졌다”며 은행업무 광역화로 인한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은행의 업무행태는 수 십년 간의 관행이기 때문에, 이제 영업시간 단축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오전 9시30분~오후4시30분인 영업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노동자들의 퇴근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고객들이 은행에 와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줄이자는 주장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융업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업이며, 영업시간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시간이라는 관점을 극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보다는 다른 방법들을 강구할 것을 권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 외에 시간을 뺏기는 사례를 줄여나간다든지, 직원들의 업무숙련도를 높이는 방향에서 근무시간정상화, 퇴근시간정상화의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사전에 고객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는 외국 은행의 선진국 사례를 최근 조사해 발표했다. <표 참조>

이밖에, 은행은 증권사, 보험사와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 문제를 증권사, 보험사와 연계해서 추진해야 될 필요성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은행이 불편하다고 고객들이 판단하면, 광범위한 고객이탈도 점쳐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 및 대책도 영업시간 단축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지점의 교환결제 시간(지점의 모든 수표를 모아서 금융결제를 하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이다”며 “이 시간이 사실은 은행영업시간의 종료시간이기 때문에, 교환시간을 앞당겼을 때 기업고객에 불편을 주는 것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시중은행에서 개인영업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고객과 대면을 할 경우 영업력이 훨씬 높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은 은행영업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다”며 “은행측이 쉽게 동의할 것인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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