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원의 공무원 전환이 공식 확정됐다.

정부는 2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현재 민간인 신분의 직업상담원을 직업상담직렬의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노동부 직제개정령안을 의결했다.<본지 21, 26일자 참조>

이날 노동부는 “96년 인력은행 설립과 함께 민간 직업상담원을 최초로 채용한 뒤 외환위기로 고용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전국적으로 고용안정센터를 확충하면서 상담원 채용이 확대됐다”며 “실업급증 및 고용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업무가 폭증했으나 공무원 증원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민간인) 상담원 증원으로 대처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부는 “하지만 이로 인해 인력구성이 공무원과 민간인으로 이원화됐을 뿐만 아니라 동일조직에서 유사업무를 수행함에도 신분상 차이, 직원간 갈등, 상담원 사기저하 등으로 이어졌다”며 “왜곡된 인력구조에 따른 문제점이 고용서비스 선진화에 걸림돌로 작용함에 따라 1조직2신분 문제 해결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이번 직제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직제개정령을 통해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직업상담직렬을 신설하고 현직 직업상담원 1천567명에게 ‘특별채용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해 필기 및 면접시험 등 엄정한 검증절차를 거쳐 적격자에 한해 공무원으로 임용하겠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김성중 노동부 차관은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1조직2신분 문제가 해결되면 동질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발과정에서 전문성 없고 일 못하는 직업상담원은 탈락시키는 등 검증절차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10여년간 (고용서비스를) 운영해보니 애초 기대했던 민간인과 공무원간의 시너지 효과는 없고 오히려 서로 갈등하는 등 문제만 발생했다”며 “앞으로는 별도로 직업상담원을 민간인 신분으로 채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동부 직제개정령안이 의결됨에 따라 직업상담원의 공무원 전환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현재 중앙인사위원회가 공무원 임용령 등 관계법령을 입법예고한 상태로 4월말께 통과 되는대로 시험공고 등 구체적 절차를 밟게 된다.

노동부는 시험 시기는 대략 5월말6월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험 과목은 사회(1차), 고용관계법규(2차) 등 2개 과목이며 임용시기는 9월께로 일괄임용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공무원노동관계조정위원회 운영, 노사분쟁 예방·조정기능 강화에 필요하다고 보고 노동위원회 인력도 78명 증원키로 했다. 고위급 1명, 4급 2명, 5급 이하 75명이며 노동위원회는 심판사건의 증가로 인해 심판2과와 법무지원팀을 증설한다.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앞으로의 과제는?
노동부는 오랜 진통 끝에 직업상담원 공무원 전환을 공식화했다.


외환위기 시절 직업상담원을 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없었던 노동부는 직접 인정하듯이 고용지원센터가 민간인과 공무원간의 이원화로 인해 갈등을 겪어왔다. 당초 일용직으로 출발했던 직업상담원은 고용불안은 물론 임금·근로조건 등에서의 차별 등으로 고용안정을 요구했고 오랜 진통 끝에 공무원화로 ‘1조직2신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 형식적으로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로 신분 문제를 해결했으나 노동부 조직의 진짜 화학적 결합은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노동부공무원노조(준)가 지난 26일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만나 “시험의 난이도를 높여 부적격자는 가려야 한다”는 등의 여러 요구를 했으나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동부공무원노조(준)는 앞으로 노동부 직제개정령 시행령·규칙 마련까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직업상담원노조는 이미 직제개정령안이 다 통과되고 정원까지 확보된 상황에서 “8, 9급 수준보다 높은 난이도의 시험을 내는 것은 공정한 시험이 아니”라며 “이로 인해 대거 인원 탈락이 되는 등의 결과로 나타나선 안 된다”며 역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노동부가 이 같은 진통을 넘어 제대로 일을 마무리 하고 노동부공무원과 직업상담원 두 조직도 갈등을 딛고 유기적 결합을 이뤄내는 게 남은 과제라는 지적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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