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총시즌입니다. 한국신용평가정보노조가 주총투쟁을 벌여 관심을 모았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됐나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근감사 선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각인 시키는 계기로 훌륭한 선전 효과가 있었습니다. 노조는 우리사주조합 주식 0.7%를 위임받아 주총에 참가했는데요. 이날 주총에는 민주금융노조가 적극 지원에 나섰죠. 노조의 목적은 비상임감사였던 조씨를 상근감사로 임명하려는 사측의 의도를 막아내는 것이었죠. 의결정족수에 대한 문제제기와 3개월 후에 상근감사 선임건을 갖고 다시 주총을 열자는 수정동의안까지 내며 고군분투 했죠.

- 노조가 주총투쟁까지 벌일 만큼 상근감사 선임이 문제가 있었나요?

- 노조는 조아무개씨를 상근감사로 선임할 경우 최대주주인 다우그룹의 경영간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주주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조씨가 상근감사를 맡을 경우 대주주의 전횡을 감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죠. 노조는 비록 실패했지만 만족하고 있답니다.

회의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노동부

- 요새 노동부 간부들은 아침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죠?

- 예, 요새 정말 얼굴 보기 힘들 정도로 바쁜데요. 거의 회의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죠.

우선 노동부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각 본부장, 국장들이 차관실로 모입니다. ‘상황점검회의’를 하기 위해서인데요.

- 상황점검회의가 뭔가요? 좀 생소한데요?

- 예, 지난달 28일 대통령이 탈당한 뒤 각 부처마다 국정현안을 철저히 살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요. 정권말기에 여당도 없으니 ‘일 안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라는 주문인 것이죠. 그 뒤부터 전 국장들이 모여 비정규직대책 등 최근 중요한 노동부 상황점검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 상황점검회의가 끝난 뒤에도 거의 쉴 새 없이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각 국장들은 담당팀장들과 회의를 수시로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화요일 오후엔 장관 주재의 본부장·국장들이 모여 회의하고 금요일에는 차관 주재의 혁신회의를 통해 혁신과제들에 대해 또 회의를 하고 있지요.

- 회의가 많아진 것은 참여정부 들어 달라진 풍경인데요. 가끔은 외부에 얼굴을 보여주는 여유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예산처의 힘

-정해방 기획예산처 차관이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때문에 물러났습니다. 아들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입사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인데요.

-이곳은 기획예산처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과학기술부 산하의 출연기관입니다. 그런데 왜 정 차관의 아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토익 점수 기준을 낮췄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일까요. 감사원에서 포착했다고 하니 근거 있는 이야기겠죠.

-답은 모든 공공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기획예산처의 파워 때문입니다. 경영평가, 예산편성지침(관리기준) 등을 통해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곳이 기획예산처고, 에너지기술연구원도 그 중 하나죠.

-4월부터 공공기관운영법이 시행되면 기획예산처는 자신들의 장관이 위원장인 공공기관운영위를 통해 공공기관의 업무재조정과 통폐합, 민영화까지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직제도 여기에 맞게 개편했다고 합니다.

-정 차관에 대한 의혹과 사의 표명, 그 속에서 점점 강화되고 있는 기획예산처의 막강한 힘을 본다면 비약일까요.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27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