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 가량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거시경제지표는 좋았지만 실제 도시근로자들의 '체감소득'은 낮고 돈 쓸 곳은 늘어나 살림살이 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전히 도시근로자들은 추운 겨울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12일 도시가계조사 대상가구 중 가구주가 근로자인 약 2,900가구의 올 3/4분기 가계수지동향결과를 발표, 이같이 밝혔다. 올 3/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8.6%(244만3천원), 소비지출증가율은 10.4%(160만8천원)가 늘어났다. 그러나 실질소득은 199만7천원으로 5.3%가 증가했고 이는 IMF이전 97년 3/4분기 실질소득의 90.7%에 머무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실질 소비지출은 131만5천원으로 7.0%가 늘어나 실질 소득증가율 5.3%를 넘어섰다. 97년 3/4분기 실질소비지출의 97.4% 수준을 기록, IMF이전의 소비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소비지출이 늘어난 것은 수도요금 인상 등으로 광열수도비가 23.4%가 증가했고 교통통신비도 9.3% 증가하는 등 보건의료비를 제외한 모든 비목의 소비가 증가한데서 비롯됐다.

한편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불평등함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3/4분기 0.310으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기간(0.310)으로 1년사이에 나아진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배율은 5.20으로 전년동기 5.29, 2/4분기 5.28보다는 개선돼 소득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소득분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눈에 띌만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또 통계청 관계자는 "4/4분기와 내년 1/4분기는 동절기라는 계절적 영향과 실업자 증가로 소득분배구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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