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전북은행지부(위원장 이강본)의 홍성주 전북은행장 3연임 반대투쟁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 되고 있다.

전북은행지부는 지난 달 26일 철야농성 돌입, 지난 6일 위원장 단식 투쟁 돌입, 9일 전북은행의 대주주인 삼양사 앞 항의 집회, 12일 청와대에 ‘홍성주 행장의 후보추천, 원천무효 당위성’을 담은 탄원서 전달 등 전방위적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나, 사측과 대주주인 삼양사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강본 위원장은 단식 7일째인 12일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를 맞았으며,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행장과 담판을 하기 위해 전북은행지부로 급히 내려갔다.

두형진 전북은행지부 부위원장은 “12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향후 투쟁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며 “사측은 전혀 답이 없고, 삼양사는 면담 요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지부는 은행장추천위원회의 기능과 행장 추천 과정이 불공정했으며, 홍성주 행장 후보가 밀실야합에 의해 추천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부위원장은 “전북은행 행추위는 1차 회의에서 언론에서 거론된 8명의 이력서만 접수하고, 그 동안 후보들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면담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2차 회의 없이 지난 달 22일 후보군에도 없었던 현 홍성주 행장을 만장일치로 추천한 것은, 8명의 후보를 들러리로 세워 놓고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됐다는 게 전북은행지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홍 행장이 수차례에 걸쳐 퇴임의사를 밝혔던 점을 전북은행지부는 강조했다.
홍 행장은 노조 간부들에게 “현재도 금융기관장 중에서 본인의 나이가 가장 많고, 천수를 다 누렸기 때문에, 미련이 없다”, “현재 접수한 후보 중 2명을 본인이 직접 면담했다”, “8명의 후보군에서 차기 행장이 선임될 것이다”, “본인이 거취 할 집을 이미 얻었고, 가전제품까지 사 놨다”는 등 본인의 퇴임의사를 수차례 분명히 했다는 게 전북은행지부의 설명이다.

결국, 홍 행장의 잇따른 퇴임의사 표명은 전북은행 전 직원의 94%가 홍 행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지역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술수였다는 게 전북은행지부의 판단이다.

한편, 황남수 전북은행 상무는 은행 측이 행추위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이 나서서 문제를 풀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답답하다”고 밝혔다.

황 상무는 “홍성주 행장을 비롯해 은행 측은 행추위가 독립적 기구였기 때문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며 “노조에서 은행을 볼모로 집회하고 투쟁을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홍 행장과 삼양사의 밀약 의혹”
전북지부, “전북은행 존폐와 직결된 사안”
전북은행지부는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에서 홍성주 행장의 3연임 후보추천은 삼양사와 전북은행이 주식매각을 위해 사전에 밀약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해 9월 전북은행의 1대주주인 삼양사는 미래사업에 투자를 한다는 이유로 전북은행 주식 매각을 추진한 바 있으며, 현재 삼양사는 매각 대상과 시기, 금액 등을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게 전북은행지부의 판단이다. 삼양사는 매각차익을 극대화하고 원활한 주식매각을 위한 적임자로 홍 행장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94%의 직원이 반대하고 있는 고령의 홍 행장(67세)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전북은행지부 관계자는 “노조에선 홍 행장의 후보추천이 전북은행의 존폐와 직결된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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