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다. 겨울 내내 냉랭했던 양대노총 관계에도 봄은 올까? 이용득 위원장이 한국노총 61년차 생일을 맞는 자리에서,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양대노총 관계의 해빙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발언은 이석행 위원장이 지난 6일 열린 민주노총 중집회의서 “지난해 대의원대회에서 선언한 공조파기의 의미를 남북이 함께하는 통일사업까지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한국노총과 함께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의’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후라서 더욱 주목된다.

이용득 위원장은 창립기념사에서 “이번에 당선된 민주노총 위원장이 ‘투쟁이 수단이어야지 목표가 될 수 없다, 넥타이를 메 듯 머리띠를 메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한 것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는 대목”이라며 “지난해 양대노총의 골이 깊었지만, 그 갈등이 올해는 풀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양대노총 관계복원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평소에도 이같은 이석행 민주노총의 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용기 있는 발언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회단체 원로들도 양대노총 관계의 복원을 염원하는 바람을 전했다.

먼저 오종렬 민족통일전국연합 의장은 “2년 전 양대노총 위원장이 손 마주잡고 여의도 시멘트 바닥에서 낮에는 땡별에, 밤에는 찬 이슬을 맞으며 함께 했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자매로, 형제로 함께 하며 민중운동의 열망을 안고 함께 전진해 나갈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광택 전태일기념사업회장(국민대 법대 교수)도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벽을 허물던 시절도 있었고, 노동운동의 대동단결의 정신이야 말로 바로 ‘전태일 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오늘 이 자리가 이같은 전태일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동운동으로 도약하면서, 새로운 통합을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이처럼 지난해와는 달리 양대노총의 관계회복 여부에 대한 관심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분위기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양대노총 모두 각각 내부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아, 이후 양대노총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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