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8개월을 이어온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본노조의 장기투쟁이 최근 공장 및 기계 매각대금을 위로금으로 받는 조건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산본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본사격인 일본산본제작소의 일방적인 자본철수에 맞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 원정투쟁과 부산 일본영사관 항의 방문, 마산시 등 관계기관 항의방문 등을 비롯 마산시내에서 일상적인 선전전을 벌여왔다.

한국산본노조에 따르면 일본산본제작소는 지난해 12월 말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인 (주)다린에 공장 부지와 기계를 2억여원에 일괄 매각했다. 이 사실을 접한 노조는 본사의 매각대금 회수 방침에 맞서 매각대금을 조합원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한국산본 국내 청산인을 통한 본사와의 협상 끝에 지난달 중순 노조는 2월 안에 공장을 비운다는 조건 아래 매각대금을 받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공장을 인수한 (주)다린이 이전비용으로 조합원들에게 4,000만원을 주기로 했지만 결국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22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매각대금을 위로금으로 받는 안에 찬성하고 투쟁을 정리하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노조 해단식을 가졌고, 지난 6일에는 노조 사무실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지난해 6월 청산 절차 돌입에 앞서 회사로부터 받은 퇴직금과 위로금, 해고수당과 함께 이번 매각대금으로 400만원 정도씩의 별도 위로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별도 위로금은 그동안 일본 원정투쟁 등에 쓴 비용에도 못 미쳐 조합원들은 고용보장도 못 받고 빈손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손미자 노조 위원장은 “지난 8개월의 투쟁을 별다른 성과 없이 정리하는 것을 모든 조합원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도 “장기간의 투쟁에 너무 지쳤고 이길 승산도 없다는 판단을 하고 마무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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