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한 자문, 회전문인사 등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한국사회의 성역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 법사위 임종인 의원과 ‘론스타게이트 국민행동’이 6일 공동으로 주관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투감센터 정책위원장)은 “그 동안 투기자본의 폐해를 분석하면서 마지막에 마주친 곳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였다”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 베일에 가려진 김앤장 = 발제를 한 장 부위원장은 김앤장은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등을 포함해 직원이 대략 1500여명인 하나의 법률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앤장은 소속변호사, 고문의 이름과 약력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른 로펌들과는 상이한 점이다.

특히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자문위원, 지원단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또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김앤장은 법무법인(로펌)도 아니다. 장 부위원장은 “변호사법 상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법무법인, 법무조합 등의 형태를 취해야 하지만, 김앤장은 법률적으로는 민법상 조합인데, 외형상으론 법무법인처럼 행세를 하고, 실질은 개인회사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민경한 변호사는 “쌍방대리와 세금회피 목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앤장은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해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매도인)와 인수희망자(매수인)였던 국민은행을 모두 대리하면서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을 동시에 대리하는 쌍방대리다. 세무조사와 관련해선 국세청장 표창으로 피해간다. 장 부위원장은 “납세자의 날에 표창을 받으면 세무조사를 면제 받는데, 김앤장은 주기적으로 국세청장 표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공직자인가, 로펌직원인가 = 공직자윤리법은 자본금 50억원 이상, 외형거래액 연간 150억원 이상인 기업체에 한해 주요 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로펌이나 회계법인은 매출액은 물론, 자본금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장 부위원장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공직자들이 퇴직 후 로펌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로펌에서 근무한 인사들이 다시 공직으로 들어오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돌고 도는 회전문 현상이다.

이와 함께, 민간휴직제도가 2003년 시행된 이후 정부관료들은 민간에 공식적으로 파견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민간으로 파견한 15명 중 10명이 김앤장을 포함한 로펌에 파견됐다. 그 중 5명이 김앤장에 파견돼, 주로 법률자문과 상담을 했다. 공정위 민간 파견 직원들은 약정보수 이외에 로펌으로부터 450~1200만원 상당의 부당한 금전을 수령하기까지 한다. 장 부위원장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회전문을 타다보니 자신들이 로펌 직원인지, 공직에 있는 사람인지 헷갈릴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들은 공익과 사익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료들을 고문으로 영입 = 김앤장은 또 재무, 세무, 금융, 공정위 등 주요 경제부처 출신 공직자를 고문, 전문위원 등으로 영입한다. 이헌재 전 부총리, 원봉희 재경부 금융총괄국장, 최명해 국세심판원장 등이 김앤장에 몸담고 있는 재경부 출신 관료다. 총리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덕수 한미FTA 체결지원단장도 월 1천700만원의 보수를 받고 김앤장에 몸담았다.

심지어 지난해 8월29일자로 공정위 심결지원2팀장에 임명된 박익수 변호사는 임용직전까지 김앤장에서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김앤장이 영입하는 고문들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장 부위원장은 “그래서 로비스트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앤장은 또 재경부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정부의 각종 법률제정과 개정에 참여하며,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자문위원 지원단 등으로 참여한다고 장 부위원장은 설명했다. 임종인 의원이 지난해 10월 지적했듯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의 대주주자격 문제와 관련해 재경부와 금감위에 법률검토 문건을 비공식적으로 전해준 곳도 김앤장이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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