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26일 모란공원 전태일, 김태환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진행 중인 각 지부 현안을 정면으로 돌파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전 상근간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이 모란공원 참배를 결정한 것은 금융노조가 중심을 잡고 지부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김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곳에 오면 마음을 비워야겠다는 생각, 절제해야겠다는 생각,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노동조합 입문 당시의 초심을 잃어버리지 말 것을 금융노조 간부들에게 주문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모란공원 행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가 지난 22일 대의원대회를 마무리하자, 전북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우리은행지부 등에서 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동시다발적으로 투쟁국면에 진입하자, 조금은 느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포석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말까지 임기인 김 위원장으로선 ‘레임덕(권력누수)’이 조기에 가시화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도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2월 초 김 위원장이 사석에서 “내년 1월 선거를 앞두고 금융노조 간부들이 조기에 선거에 개입하면서 산별의 위상에 먹칠을 할 경우, 현업복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김동만 위원장은 또 양병민 상임지도위원장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양 상임지도위원장의 역할을 주문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큰 틀에서 금융노조의 현안에 대해 ‘조언자’ 역할에 머물렀던 양 상임지도위원장이 올해는 금융노조 전반을 조망하면서 조직적인 안정을 배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양 상임지도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구애’에 어떤 화답을 할지 주목된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7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