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가 위원장, 수석부위원장의 삭발을 시작으로 낙하산 인사 저지투쟁에 본격 돌입했다.

우리은행지부(위원장 마호웅)는 23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 발대식’을 열고, “낙하산 인사 저지 및 고용안정, 구조조정 분쇄를 위해 총파업도 불사할 것임을 국민 앞에 천명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의 선임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우리은행장 공모에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LG카드의 박해춘 사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은행지부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우리은행장과 관련해서는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2파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박 사장이 가세하면서 사실상 ‘교통정리’가 된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박 사장은 LG카드 사장 연임을 신한지주로부터 약속받았다는 관측이 금융노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박 사장이 청와대나 금융당국과의 사전교감 없이 우리은행장에 도전장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지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은 금융권에선 ‘구조조정 전문가’로 박 사장이 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의 구조조정을 지휘한 경력 때문에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앞두고 구조조정 전도사로 박 사장이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마호웅 위원장은 이날 투쟁발대식에서 “정부는 지난 수년간 뼈를 깎는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이룬 업적을 무시하고 공적자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는 미명하에 관치금융 부활과 구조조정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행장에 선임될 경우 민영화를 가장한 구조조정 폭풍이 우리은행을 휩쓸 것이라는 우려다.

마 위원장은 이어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구조조정을 시도하려 한다면 직원들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에 대해 문외한인 박해춘 사장이 행장을 맡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6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