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갑 득                      정 형 기
 
 
사상 최대 후보자로 기록됐던 금속노조 임원선거는 예상대로 결선투표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대세론’을 앞세우는 정갑득 후보의 굳히기와 2위로 결선에 오르며 이변을 연출한 정형기 후보의 '뒤집기'가 맞붙었다.

결선투표에서는 낙선 후보조의 표심이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3~15일 사이의 1차 투표에서 정갑득 후보조는 투표자 10만9천346명의 29.53%에 해당하는 3만2천289표를 획득,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이어 정형기 후보조는 19.93%인 2만1천798표를 획득, 2위에 결선에 올랐다.

1차 투표와 비슷한 투표율을 예상하면 과반수 득표를 위해서 정갑득 후보는 2만여표, 정형기 후보는 3만여표가 부족하다. 이에 따라 결선에 오른 두 후보조를 제외한 세 후보조를 지지한 5만여표의 흐름이 당선 윤곽을 가름짓게 됐다. 
 

정갑득 후보측은 정형기 후보측과 1만여표의 차이가 났다는 점을 과시하고 있다. 또 현대차노조와 기아차노조 전 위원장들이 포진, 인물론에서 상당히 앞서고 있다는 자평이다.

정갑득 후보진영 관계자는 “직선제에서는 의견그룹 활동가들의 선거방침이 통하지 않는다”며 “인물면에서 앞선 정갑득 후보가 조합원들의 표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형기 후보측은 급상승하고 있는 인지도를 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낙선 후보진영들이 정 후보측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형기 후보진영 관계자는 “1차에서 정갑득 후보의 1위는 이미 예상했었다”며 “10만명 가운데 정갑득 후보가 얻은 표는 3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는 조합원의 투표 참가율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5개 후보조가 맞붙은 1차 선거에서는 13만3천175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82%인 10만9천346명이 참가했다. 결선투표에서의 투표율은 떨어질 전망이다.

유사한 후보조의 결선투표에 대한 관심 저조다. 정갑득 후보와 정형기 후보는 각각 '민주노동자 전국회의'와 '현장연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범자민통' 또는 '국민파'로 분류된다. 이와 대칭되는 범좌파 후보군들의 낙마로 대립점이 형성되지 않는 다는 것. 금속노조 한 관계자는 "뚜렷한 노선의 차이를 보이는 후보들 간의 경선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합원의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무더기 무효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낙선 후보조를 지지한 조합원들이 무효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낮다.

2차 투표는 오는 26일부터 28까지 19개 지부선관위별로 진행된다. 금속노조는 규약에서 결선 투표에서도 과반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재선거를 치루도록 하고 있다. 재선거에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나올 수 없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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