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업체 티센크루프(ThyssenKrupp)동양엘리베이터가 연초부터 어수선하다. 직원들 사이에 구조조정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용불안은 외국계 기업에 인수된 이후 일반화된 현상이다. 최근 2~3년 동안은 임금 단체협상을 앞둔 노동조합 내부의 생산직과 서비스직의 요구가 나뉘기도 했다. 생산직 조합원들이 고용보장을, 서비스부서 조합원은 임금인상을 고집해왔다. 생산직이 서비스부서 조합원에 비해 고용불안 체감도가 큰 탓이다. 하지만 올해는 서비스부서 조합원도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생산직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구조조정 바람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다.
관리직 한 관계자는 "과장급 이상의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경비절감차원 시작된 구조조정이 확대되고 있는 데 생산직 다음에는 관리직이 감원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3위 승강기업체 티센크루프는 2003년 동양엘리베이터 지분 75%를 인수했다.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외자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기대한 측면도 높았다. 인수전에는 티센크르푸와 특별단체협약을 체결했다. 5년간 고용보장과 신규 기술투자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불과했다. 매출액 대비 5%의 신규 기술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2003년 이후 티센크루프의 중국 공장으로부터 에스컬레이터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공장철수의 우려가 나타났다. 2~3년 사이에 전체 생산량이 40% 감소하면서 우려는 현실화됐다.
지난해에만 110명의 생산직이 회사를 떠났다. 경기도 시화와 안산의 공장도 폐쇄, 충남 천안공장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명예퇴직이 이뤄졌다. 직접 생산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전체 1천여명의 직원이 900여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건설경기 악화와 경쟁심화로 인한 매출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5년간의 고용보장이 끝나는 내년에 대한 고용불안은 더 크다. 천안공장 한 생산직은 “승강기업계 외자기업의 공장폐쇄와 구조조정은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우려했다.
구조조정 바람은 승강기 업계 1위 오티스(Otis)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다. 오티스 직원들이 느끼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99년 오티스로 매각되고 난 이후 해마다 구조조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오티스는 2000년 인천공장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창원공장 에스컬레이터 생산시설을 폐쇄했다. 2004년에는 창원공장의 엘리베이터 조립라인을 폐쇄했다. 그리고 올해도 300여명에 이르는 희망퇴직이 실시됐다. 오티스에 매각된 이후 600여명의 생산직이 회사를 떠났다.
오티스엘리베이터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이유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 승강기시장 1위라는 위치도 달갑지 않다”며 “고용불안부터 해결해 달라는 조합원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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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