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사업장, 특히 비정규직에게는 설날이 반갑지만은 않다. 직장에서 내쫓겨 생계비가 빠듯한 상황에서 명절은 사치에 가깝다. 어느 누구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들이 더 어려운 처지의 비정규직을 돕기위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금속노조 비정규직들은 지난 8일 비정규직대표자회의를 통해 1인당 1천원 이상을 모금키로 했다.

대상으로는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로 결정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내의 기륭전자분회는 노동조합결성과 이어지는 집단해고, 불법파견 논란이 그대로 나타났다. 노조결성이 2005년 7월9일이었고, 이어 불법파견 판정이 8월5일 내려졌다.

하지만 기륭전자측은 8월17일과 18일, 19일 세 차례에 거쳐 50여명을 집중적으로 계약해지 했다. 현재까지의 계약해지자를 합하면 100여명에 이른다. 또 회사내 감시카메라를 설치, 노동탄압을 넘어선 인권탄압의 차원으로 전개됐다. 회사 정문앞 노조 농성장에 용역경비를 동원,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금속노조에는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1천400명), 현대자동차 울산·전주·아산 비정규직지회(2천명),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100여명),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100명) 등 4천여명의 비정규직이 소속돼 있다.

이들 비정규직지회는 15일까지 기륭전자분회 통장으로 모금액을 입금키로 했다.

이상우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국장은 "명절을 앞두고서 선물조차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들을 위해 비정규직이 먼저 나서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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