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외환위기 10년을 맞아 ‘금융노조 백서 발간’에 착수했다.

백서발간은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부실은행 퇴출, 은행들의 인수·합병, 주요 은행의 민영화, 외국 금융자본의 본격 진입 등 급격한 금융산업 환경의 소용돌이 속에서 금융노조가 금융산업의 상을 본격 모색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14일 “IMF 10년을 기점으로 지난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된다”며 백서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가느냐,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더욱 진전되는 방향으로 나가느냐의 분기점으로 올해를 인식하고 있다.

이날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우리은행지부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금융노조 백서를 토대로 정책제안서를 만들어 대선주자와 정부에 정책을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퇴직자, 재직자, 노조간부, 조합원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금융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조합의 대응 △금융노동자의 노동조건 변화와 노사관계 △금융노동자의 생활양식 변화와 노조의 역할 △금융노조 10년의 투쟁과 향후 과제 등 크게 네 가지 주제를 대상으로 백서가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시 생존권이 침탈당해서는 안돼”
금융노조에서 ‘IMF 10년, 특별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재율 금융노조 정책국장<사진>으로부터 IMF 백서발간의 의미를 짚어봤다.


- IMF 금융백서 발간 목적은.

“올해는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노동자는 구조조정, 고용불안, 살인적인 노동시간 등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10년을 기점으로 단지 과거를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자 하는데 백서 발간의 목적이 있다.”


- 백서에서 금융산업 변화와 노동조합의 대응도 평가하는데.

“정부가 추진한 금융기관의 전격적인 퇴출, 강제구조조정에 의한 대량해고, 은행 간 합병 등에 저항했던 노동조합의 과거 투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현재 한미 FTA 저지투쟁 또한 10년 전 투쟁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온고지신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다시 금융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침탈당해서는 안 된다. 특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쟁력을 더욱 강고하게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금융노조의 조직, 이념도 이번에 재점검 하나.

“그렇다. 백서발간은 산별노조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직 완전하지 못한 산별 금융노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다들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체감정도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IMF 10년을 돌아보면, 왜 산별을 강화해야 하는지 스스로 자문자답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 백서를 토대로 금융노조는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나.

“백서에서 외환위기 이후의 현상들을 정리해보면, 정책 방향이 나올 것이다. 백서 발간과 병행해서 금융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정책제안서를 작성할 것이다. 정책제안서는 올해 대선 국면에서 정부당국은 물론, 대선후보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이것이 이번 특별사업의 대미가 될 것으로 본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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