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하루 앞둔 9일 전국 곳곳에서는 거리로 나선 민중들의 거친 목소리가 쏟아졌다.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생존권 쟁취 민중대회위원회'는 9일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 등 전국 10곳에서 '민생파탄·경제위기 주범 미국·김대중 정권 반대'를 모토로 2만여명이 참여하는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노동자와 농민, 학생 도시빈민들은 "정부의 정책이 이 당 민중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으며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민중대회위원회 공동대표를 맞은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서울 종묘공원 민중대회에서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늘어난 노동강도로 고통의 신음을 토하며 농민들은 농산물을 갈아엎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민중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단 위원장은 또 "이제 민중들이 나서 민중생존권을 말살하려는 모든 세력에 대항해 연대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 정치수배해제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대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명동성당까지 행진했다.

한편 대회에 앞서 8일 중계 아울렛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된 이랜드노조와 서울 상경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철도차량 3사 노조의 투쟁사례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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