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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됐으니 프리랜서로 전환하라.”

지난해 12월 전주MBC 계약직 아나운서인 이진영씨는 천청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다. 3년10개월간 몸담아왔던 직장인데 재계약을 안하겠으니 나가라는 것이었다.

2003년 3월 비록 계약직 아나운서였지만 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이씨. 지난 3년10개월간 바쁜 TV방송은 물론 라디오 원고작성, 나레이션 등 정말 열심히 일해왔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통지 뿐이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이미 많은 선배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별 무리없이 재계약을 해왔고 그도 열심히 일 해왔으니 자연스레 재계약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자신에게는 다른 선택을 강요했다.

그 이유를 안 것은 여성단체와 상담을 하고나서였다. 오는 7월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무기계약 전환을 우려해 자신과의 재계약을 거부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재계약 거부 이유를 아직까지도 분명히 말해주지 않고 있다.

직장내 일각에서는 반발하는 그를 두고 여성 아나운서는 결혼하거나 나이가 들면 안 좋다, 남편이 버는데 굳이 여성이 일을 해야겠냐는 식의 성차별적 발언이 나오는 등 이씨는 이중삼중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씨는 지금 부당해고 철회와 원직복직 투쟁 중이다. 이번 계약해지 사태의 공론화를 위해 1인 시위에 나선지도 한달 여가 되었다. 하지만 전주여성노조가 교섭을 요청하고 있지만 전주MBC는 철옹성일 뿐이다.

이에 전주지역 여성계도 분노하고 있다. 이 지역 여성계는 “한 여성이 끊임없는 직무훈련을 통해 8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얻은 일자리가 3년10개월간 회사의 소모품을 사용되고 버려지는 여성고용의 불안정을 처절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전주MBC는 공영방송으로써 책임을 다해 성 평등한 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아나운서의 눈물이 언제 마를 수 있을지 아직도 불투명하기만 하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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