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UN글로벌콤팩트’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MBC가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얼마나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N글로벌콤팩트는 지난 1999년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제안해 2000년 7월 출범한 국제기구다. 일종의 ‘신사협정’의 성격을 띠고 있는 UN글로벌콤팩트는 ‘세계화라는 도전 속에서 국제사회의 집단적인 노력을 통해 책임 있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기업 활동을 증진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처럼 자발적 네트워크인 UN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기업은 현재 90개 나라, 2,500여개에 이른다. 각국의 기업협회 등 사용자단체, 노동조합 등까지 더하면 약 3,000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MBC를 포함해 13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대기업이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고 있는 국가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에서 UN글로벌콤팩트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삼성처럼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 기업 때문이다.

UN글로벌콤팩트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영역에 걸쳐 10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기준과 관련한 원칙은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 인정 △강제노동 철폐 △아동노동 철폐 △고용과 직업에서의 차별철폐 등 4가지.

언론노조가 2004년에 발표한 ‘언론사 비정규 노동자실태’에 따르면 언론사 비정규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월 평균 1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언론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 평균노동시간은 58.5시간으로 정규직(주 53시간)보다 많이 일하면서 월평균 임금은 142만원으로 정규직(274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MBC 역시 이같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06년도 방송산업실태조사(방송위원회)에 따르면 MBC 전체직원 1,696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90명으로 지상파 방송사 비정규직 비율 약 10%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MBC지방계열사의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앞지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울산MBC의 경우 여성노동자 69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65명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MBC도 여성 정규직 노동자는 9명에 불과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30명으로 무려 여성 정규직의 3배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전주MBC가 2003년 입사자를 포함해 2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를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종료를 통보해 비정규법 시행에 대비한 해고라는 논란이 뜨겁다. 청주MBC도 2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사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MBC 최문순 사장이 UN글로벌콤팩트 가입 이후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