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2시30분께.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임원선거에서 낙선한 3번 조희주-임두혁 후보와 지지자들은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 모 식당으로 하나둘씩 모였다. 새벽3시를 넘어서자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뒷풀이는 선거를 치루는 동안의 소감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3번 진영은 위원장과 사무총장 후보는 물론, 부위원장에 나선 양동규 후보와 정영자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결선투표에서 지지를 보낸 양경규-김창근 후보조마저 낙선한 뒤였고, 3번 진영의 핵심 공약이었던 직선제도 대의원대회의 유회로 처리되지 못했다.

먼저 선거를 정리하는 조촐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양한웅 선거대책본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약식행사에서는 조희주, 임두혁, 양동규, 정영자 등이 일일이 나와 지지자들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새로운 결의와 함께 합창을 통해 하나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비정규직 후보로 나섰던 주봉희 부위원장 당선자는 3번 진영 뒷풀이 장소를 찾아, “여러분들을 대신하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위로를 보냈다.

이어 후보들과 지지자들은 자연스럽게 이곳 저곳을 돌며 술잔을 나눴다. 가장 큰 화두는 고착화되어 가는 조직선거에 대한 성토였다. 또 한 대의원은 "더이상 간선제로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며 정파선거의 패단을 지적했다.

또 직선제안이 끝내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들이 쏟아졌다. 임원선거 이후에 직선제안을 다루자는 주장자체가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며 다음 대대에서 1호 안건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집행부를 지켜보겠다는 목소리도 이곳 저곳에서 흘러 나왔다.

술자리에서 가장 분주한 사람은 역시 조희주 후보였다. 연신 술잔을 내밀고 받는 조 후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선거기간 동안 석 잔의 술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오늘만큼은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겠다"며 호기를 부렸다. 또 "당분간은 몸을 좀 추스러야 하겠다"면서도 "선거유세 과정에서 돌아본 현장을 다시 돌아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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