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왼편에 설치된 기자실은 처음엔 6석이 마련됐다. 하지만 대의원대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기자석에는 더이상 앉을 자리가 없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역시 <연합뉴스>. 여기에 <매일노동뉴스> 기자만 6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대회를 주관한 민주노총 사무총국 관계자들은 긴급히 6석의 자리를 추가했지만 여전히 자리는 부족했다. 민주노총과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사는 물론, 적대적(?) 관계의 <한국경제신문>, 심지어 <조선일보> 기자까지 대의원대회 내내 자리를 지키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기 전까지 혹시나 모를 ‘돌발 사태’가 있을 것에 대비하며 대회장 구석구석을 누비던 기자들의 표정은 후보자와 유권자만큼 상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후보들이 열변을 토하며 ‘한 표’를 호소하면서부터 기자석의 관심은 누가 당선될 것인지에 촉각이 모아졌다. 규약 개정안건을 처리하면서 표결 결과가 기호2번 이석행-이용식 후보측에 유리하게 나오자 기자석에서는 이들의 ‘압도적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파다했다.

그러나 막상 1차 투표가 끝나자 기자석에서는 웅성거림이 이어졌다. 우선 일부 일간지 기자들은 새벽1시 마지막 개판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데스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빗발치면서 기자들은 진땀을 흘렸다. 또한 생중계를 담당하는 인터넷신문 기자들 역시 1초라도 먼저 결과를 알아내기 위해 개표소 주변을 떠날 줄을 몰랐다.

하지만 1차 투표와는 달리 결선 투표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말들이 오가면서 기자들의 발길은 각 선본 진영쪽으로 몰렸다. 기자석 한쪽 구석에서는 당선 결과를 놓고 내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선투표 결과가 얼추 마무리되는 기색을 보이자, 대회장 주변에서 ‘퇴근시간이 늦어진다’며 투덜거리던 기자들도 속속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카메라 기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그리고 27일 새벽1시 인터넷에 민주노총 새 위원장 당선 소식이 떴다. 1보는 <연합뉴스>. 내용은 “민노총 새 위원장 온건파 이석행씨”가 전부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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