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가 지난 23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했었죠. 리차드 웨커 행장과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의 짧은 대화가 화제였는데요.

- 네, 좋아하는 운동이 뭐냐는 질문에 웨커 행장은 “가정운동”이라고 답변했다고 하네요. 집에 가면 아이들과 농구, 야구 등을 하면서 보낸다는 설명이죠.

- 김동만 위원장의 반응은 어땠죠.

- 김 위원장은 “외환은행 불법매각 문제로 리차드 웨커 행장과 지난해 각을 많이 세웠는데, 오늘은 행장이 농담도 하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진행된 대대 격려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위원장 당선 이후 김지성 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을 만나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투쟁을 접지 않을 것을 맹세한 바 있다”고 밝혔죠. 옆에서는 웨커 행장에게 동시통역이 진행되고 있었구요. 대대 전 긴장을 풀고 농담까지 건넸던 웨커 행장이 순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 이날 진풍경은 웨커 행장의 대대 축하메시지 전달 모습이었죠.

- 네, 외국계 행장이 영어로 말하고, 통역사가 대의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머지않아 대의원대회가 영어로 진행되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군요.

까대기’ 노래 들어보실래요?

- ‘까대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표준어로는 ‘가대기’라고 표기하는데, 일반적으로 된소리로 발음하는 단어입니다. 그 뜻은 쌀가마니 같은 짐을 어깨에 메고 나르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건설현장에서 시멘트포대를 어깨에 메고 나르거나 철근을 나르는 행동을 비유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말이 유통업 여성노동자들에게도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유통매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종이상자에 들어 있는 물건을 풀어 진열대에 차곡차곡 정리하는 행동을 ‘까대기’라고 부른다는군요.

- 최근에는 유통매장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까대기’라는 제목의 노래까지 만들어졌는데요. 경쾌한 뽕짝 리듬의 이 곡은 ‘세상의 포장을 뜯어 / 차곡차곡 가지런하게 / 아름답게 다시 쌓아 / 까대기 하는거야’라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 고용불안이나 차별 문제로 힘들어하는 유통업 여성노동자들이 적지 않은데요. 노래 가사처럼, 여성노동자들이 고용불안 같은 세상의 포장을 뜯어 아름답게 까대기하시길 바랍니다.

“이유 있었네”

- 차기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이번 대의원대회에도 상당수의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12석의 기자석은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만석이 돼버렸죠.

- 그래서 일부 기자들은 기자석 주변에서 쭈그리고 앉아 기사를 전송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이만하니 다행이다’라는 말이 오고갔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당초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에 취재 오는 기자들에게 ‘알아서’ 인터넷 연결용 랜선을 준비해올 것을 밝혔는데요. 일부 기자들의 강력한 권유로 인터넷 유선공유기와 랜선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노트북만 ‘달랑’ 들고 왔다가는 무용지물이 될 뻔 했으니까요.

- 하지만 대의원대회 자료집을 꼼꼼히 보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노총이 유독 기자들에게 ‘짜다’고 소문난 이유가 있었다면서 무릎을 쳤다는 후문입니다. 2006년 민주노총 예·결산을 보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한다’는 투철한 정신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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