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상품 불매운동이 전 노동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사무금융연맹 제안으로 한국노총 금융노조가 이미 동참키로 결정했고, 금속연맹과 공공연맹도 불매운동 참여를 선언했다. 현실화 될 경우 866개 노조 42만명이 불매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미 퇴직연금을 도입한 조폐공사노조도 이번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미래에셋 신규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동시에 조합원들에게 다른 회사 상품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할 계획이다.

이들 조직은 23일 증권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에셋은 그동안 교섭거부, 노조탈퇴 강요 등 불법적 노조탄압을 자행해 왔다”며 “이번 불매운동은 ‘무노조 노조탄압 사업장과의 퇴직연금 계약을 금지한다’는 민주노총의 방침이 결정된 후 최초의 불매운동 사례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노조의 불매운동은 미래에셋에서 취급하는 모든 금융상품이 해당된다.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는 보험상품, 즉 방카슈랑스와 퇴직연금 상품이 주 타깃이다. 퇴직연금의 경우 노조의 합의 없이 도입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불매운동 확산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사무금융연맹의 설명이다. 또 미래에셋 상품의 가장 큰 판로가 은행창구인 만큼 금융노조의 동참은 큰 우군이다.

이번 불매운동은 사무금융연맹 산하 사업장 노조가 동참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금융노조가 지난 15일 지부대표자회의에서 사무금융연맹의 불매운동 제안을 수락하면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여기에 금속연맹과 통합공공운수연맹이 17일과 19일 각각 조직적 결의를 하면서 본격화 됐다.

한편, 사무금융연맹은 26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불매운동 결의를 제안할 계획이어서 불매운동은 민주노총 전 조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더 나아가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불매운동을 전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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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금융신화 뒤에 노동자 눈물있었다
1년 새 비정규직 10배 이상 급증…지분조정 340억 차익, 지배구조 불법 의혹
사무금융연맹이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노조탄압과 박현주 회장의 비상식적인 경영행태 때문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SK생명을 인수한 이래 공격적 경영을 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1년 동안 2천여명의 보험설계사를 스카웃하고, 135개 지점과 47개 금융플라자를 신설하는 등 외형확대를 이뤘다.

문제는 외형확대 과정에서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강해지고 이에 다른 금전적 보상조차 없었다는 게 연맹측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애초 50명에 불과했던 비정규직이 1년 새 무려 500여명으로 대폭 확대되는 등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속화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사갈등이 계속돼 왔고, 급기야 지난해 임단협 교섭 이후로는 노사관계가 파국 맞고 있다.

연맹과 미래에셋생명노조에 따르면 미래에셋측은 노조로부터 교섭을 위임받은 연맹의 교섭요청을 계속 거부해왔고, 심지어는 연맹 교섭대표가 용역직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또 조합원들의 노조탈퇴를 종용하는가 하면 김종기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연맹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소유구조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주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의 실제 소유주는 부동산펀드인 KRA이고, KRA의 최대주주는 86.3%를 소유하고 있는 박현주 회장 일가라는 것이다. 미성년 자녀를 포함해 박현주 회장 일가는 지난해 계열사 지분조정 등을 통해 34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박현주 회장의 금융신화 뒤에는 노조탄압과 전근대적인 소유구조가 있었다”며 “향후 소유구조에 대한 불법여부를 철저히 파헤쳐 국세청 세무조사 요청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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