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회 무풍지대였던 삼성 본관이 지난 19일 삼성에스원 해고자들의 '007작전'에 뚫렸다고 합니다.

- 태평로 삼성 본관 앞은 삼성이 남대문경찰서에 직원을 상주시키다시피 해 1년 내내 집회신고를 내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 집회 날짜 1개월 전부터 접수를 받아 선착순으로 집회의 권리를 갖게 되는데 노동자들이 삼성 직원들보다 한발 늦기 일쑤였던 것이죠.

- 수차례 집회를 선점하는데 실패한 삼성에스원 노동자들, 실패를 경험 삼아 치밀한 계획을 짰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20일 0시에 남대문경찰서를 찾은 뒤 휴대폰 카메라로 이를 촬영해 집회 신고서를 접수하면서 가장 먼저 왔다는 증거물로 제시했답니다.

- 이날 집회에는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삼성에스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지난 연말 광고탑에도 오르고, 한강을 수영으로 건너기도 했죠. 그때 보였던 언론의 무관심과 아주 비교되는 장면입니다.

- 물론 이날 집회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도 삼성에스원 노동자들이 아니라 삼성 본관이 뚫렸다는 것이었겠죠.

론스타 사건 처리 둘러싸고 논쟁 불붙나?

- 지난 18일 ‘론스타 이후, 외환은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공청회가 열렸는데요.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현실론적인 관점이라면서 “매각백지화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론스타와 머리를 맞대고 얘기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을 폈다는데요.

- 네, 이런저런 이유로 2003년 매각백지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론스타가 적당한 수익을 내고 튀는 것을 용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점에서, 윤 교수는 본인의 의견을 소신껏 밝혔죠.

- 그런데, 공청회 현장에서는 ‘불법매각 및 론스타게이트’의 본질을 덮고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특히 멀쩡한 은행이 투기펀드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해외 투기펀드 - 재정금융 관료 -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전문성에 기반한 중간브로커’ 등 이른바 ‘신자유주의 동맹그룹’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 윤 교수는 소신껏 자기주장을 했는데요, 그래도 노동계와 진보진영의 문제의식과는 많이 동떨어진 느낌이군요. 외환은행이 불법매각과 론스타게이트 사건을 인정하는 속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으니 말이죠.

- 그렇죠. 론스타 사건과 외환은행 해법을 둘러싼 보수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이날 공청회 장에서 진보진영과의 논쟁을 관통해야 보수적인 해법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윤 교수도 실감했을 겁니다.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쟁의 서막이 오른거죠.

증권노조, 공무원노조 덕봐

- 증권노조 여의도역 천막농성이 열흘을 넘기고 있습니다. 농성 중에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공무원노조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던데 무슨 얘기입니까.

- 구청에서 천막철거를 위해 몇번 나왔는데 그럴 때마다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막아줬다는군요. 철거업무 담당이 공무원노조 조합원이기도 했고, 공무원노조측에서 "민주노총이 농성을 하는데 우리가 상급단체 농성을 막아서야 되겠냐"고 설득도 했다는군요. 결국 공무원노조 덕에 몇번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답니다.

- 주변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요.

- 처음엔 주변 포장마차 주인들이 몇번에 걸쳐 철거를 요구했답니다. 하지만 천막농성 방문자들이 늘어나면서 매상이 많이 오르다보니 이제는 농성중단을 걱정하고 있다는군요. 매상오르는 것도 좋지만 하루빨리 임단협이 마무리돼 천막농성이 끝났으면 좋겠네요.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2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