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우려와 달리 19일 열린 우리은행 대의원대회가 큰 탈 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소강 상태에 있던 은행권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노조는 19일 명동 본점 강당에서 비공개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2월 노사 합의 후 홍보부족과 합의절차에 대한 조합원 불만이 확대되고 있던 터라 관심이 집중됐다. 향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대회에서는 임단협 결과가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진 것과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대의원들이 위원장 불신임 안건 채택을 주장했지만 극소수에 불과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집행부의 해명으로 그동안의 갈등이 해소됐고, 대의원대회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후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무리 됐다.

집행부측은 이날 임단협 과정과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개선약정(MOU) 폐지 활동, 임금체계 개편 계획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고 대의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우리은행 노사는 대의원대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22일부터 본격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TFT를 가동할 계획이다. 노사는 세부계획을 마무리 짓고 3월1일 비정규직 정규직화 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임금체계 등에 있어 노사간 이견이 존재하지만 합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노사 양측의 전망이다.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다 보니 조합원들이 다소 오해한 점들이 있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모든 게 해소됐고, 대승적 차원에서 대의원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지지해줘 노사 합의가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해 12월 정규직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비정규직 3천100명을 정규직화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리은행 합의, 은행권에 확산될 듯
은행 TF 가동, 금융노조 산별교섭 논의 제안 … 은행별 특성 가미될 듯
은행권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확산될 전망이다. 타 은행 노사는 우리은행 내부 갈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자칫 섣부른 합의로 우리은행과 같은 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내부 갈등이 순탄하게 마무리됨에 따라 타 은행 노사교섭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은행들이 이미 비정규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TFT를 가동하고 있어 조만간 논의 테이블이 가시화되지 않겠냐는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금융노조 차원에서 우리은행 모델을 큰 방향으로 잡고 올해 산별교섭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갈등 봉합으로 금융노조 방침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은행별·노사별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국민은행 노사가 논의에 들어갔고, 다른 은행들도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비정규직 문제를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은행별로 체계와 처한 상황이 달라 우리은행 방식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토로다. 뿐만 아니라 여행원제 부활이나 분리직군제 고착화 등 내용적인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 노사 합의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은행권 노사는 이를 기본틀로 하고 은행별 특성을 가미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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