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는 요즘 우리은행 노사가 합의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모델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규직이 FM-CL직렬 직군과 기타직렬직군으로 구분되어 있는 하나은행의 경우, 양 직군간 임금, 인사제도 상의 차별로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노조에서는 노사공동 인사제도개선 TF팀을 만들어 개선책을 적극 모색하려고 했으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해법으로 직군제 도입이 은행권에 확산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 관계자는 10일 “별개의 직군제가 운용되면서 생기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다른 은행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별도의 직군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경우 다시 비정규직을 직군으로 묶는 작업도 가속화될 수 있는 상황을 맞고 있어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이원직군제는 창구텔러 업무와 본부직원 중 일부가 포함된 FM-CL직렬 직군에 소속된 노동자가 대부분 여성이며, 임금에 있어 기타직렬직군과 차별을 받는 등 차별적 제도의 전형으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하나은행지부 관계자는 “이원직군제는 정규직 내부 직원 간에 임금, 인사, 업무 등의 차별적 요소가 많아 조직융화를 저해시켰다”면서 “이는 업무의 비효율성으로 이어지고, 인력운용상 장애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지점에 여신업무를 담당하는 기타직렬 직원이 한명 있는 경우, 이 직원이 휴가, 연수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여신업무는 마비되는 형국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원직군제의 차별적 요소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기타직렬과 FM-CL직렬의 업무를 분리시키려는 시도를 은행측이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인력운용의 비효율은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상 칸막이를 없애는 방법, 즉 직군을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기 때문에, 하나은행지부는 직군제 폐지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제도까지 고민중에 있다.

하나은행지부 관계자는 “인사제도개선 TF팀에서 직군의 존폐를 포함한 인사제도 전반을 재검토하자는 것인데, 은행권이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으로 분리직군제를 유력한 해법으로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군제의 폐해를 겪고 있는 하나은행지부에서는 답답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답답하다는 하소연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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