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현대차 성과급 미지급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 울산본부(본부장 하부영)가 회사쪽의 성과급 즉각 지급과 노조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것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본부가 이날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울산본부 쪽은 노조의 사과를 요구한 부분은 현대차노조나 민주노총 쪽과 별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노조 관계자는 “지역본부가 나서 중재역할을 하는 부분은 사전에 논의가 됐지만 노조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쪽도 “노조나 민주노총과 사전협의하지는 않았다”며 “시무식 사건으로 사건의 본말이 전도돼 국면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기자회견 내용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하부영 울산본부장은 “현재 국면을 보면 회사는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고 노조는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이번 사태는 단위노조 임단협 문제이기 때문에 총연맹이 나서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총연맹과 협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계기로 노조가 유감정도의 입장을 밝히고 회사가 협상에 나서기를 기대했지만, 상황이 지속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울산본부도 지금까지의 중재노력을 포기하고 노조와 연대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울산본부 조치에 대해 현대차노조 관계자는 “울산본부의 성명서를 놓고 노조에 사과를 요구한 부분만 언론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들은 비공식적으로 울산본부 관계자들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 사태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은 총연맹 차원에서 나설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해당연맹이나 지역본부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그동안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높이기 위해 지급됐던 성과급을 정치파업을 이유로 갑자기 삭감하는 것은 노조 선거 등에 개입하겠다는 우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현대차 쪽의 합의파기에 따른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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