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대형 화재 참사를 막았다며 언론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던 인천 뉴코아아울렛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비상 암구호 안내방송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조작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이 회사 노조. 화재가 발생한 지난 12월26일 이후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화재현장에서 암구호를 듣지 못했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에 직원들을 상대로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뉴코아노조는 “회사측이 고객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암구호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매장 아나운서로부터 ‘당시 암구호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고, 간부 직원 지시로 거짓말을 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암구호 방송으로 인명사고를 피했다’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한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사고 당시 점심식사를 위해 외출한 상태였으며, 화재 당시 방송에 고객으로 등장해 "직원들이 빨리 안내를 해 안전히 대피했다"고 밝혔던 당사자는 사실 이 회사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고장나고, 화재상황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방재실의 주전원이 차단돼 혼란을 빚었으나, 이같은 사실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노조는 “회사의 허위사실 유포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회사 입장만을 받아쓴 언론이 함께 만든 어이없는 해프닝”이라며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의류 등 불법적재로, 작은 실수가 언제든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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