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입후보등록이 마감되면서 제5기 7대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입후보한 18명의 후보자들은 본격적인 표밭다지기 준비를 시작했다.

각 후보 진영은 주말에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을 열거나 이번주초 열 예정이다. 각 선대본은 또 주말을 이용해 첫 회의를 열어 정책과 공약, 선거운동 전술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후보자들은 쏟아지는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KTX 여승무원 등 장기투쟁중인 노동자들을 만나 인사하는 것과 전태일, 배달호 등 먼저 간 선배들을 만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첫 합동유세는 오는 11일 저녁7시에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후보자들의 마음은 벌써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에게 가 있었다.


 
 
"당당한 민주노총, 조합원에 집중 호소"
기호1번 양경규-김창근 후보

지난 6일, 마포에 위치한 양경규-김창근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서울 마포에 있는 선대본 사무실에서 정책·전술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표밭다지기를 시작했다.

양경규 후보는 막 나온, 선거 포스터 시안을 유심히 바라봤다. “잘 나왔네, 색깔도 좋고.”
“사진에 눈이 실물보다 크게 나와서 잘 생겨 보이는데요.” 한 참모가 농담을 건넸다.

“일단 선거 정세에 대한 초벌 분석이 끝나지 않았어요. 정책공약은 마무리 단계인데, 예산안 분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창근 사무총장 후보의 말이다. 김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하고, 최대한 많은 조합원을 만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를 펴고 다녀라”, “웃고, 밝은 표정을 유지해라” 참모들의 후보 닥달은 이미 시작됐다. 양경규 후보는 “허우대로 위원장 되냐, 그럼 덩치 큰 후보가 무조건 이기겠다”며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둘러앉은 후보와 선거 참모들은 두툼한 ‘선거기획서’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어깨띠 말고 다른 복장 통일은 어떻게 할지가 논의됐다. 유세 과정에서 “저들”이란 단어보단 “우리”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경규 후보는 “당당한 민주노총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우리의 슬로건을 대중에게 집중적으로 호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20여일간의 선거 일정을 앞두고 약간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양경규-김창근 후보는 오는 8일 배달호 열사 묘소를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선대본 발대식은 8일 저녁에 예정하고 있다.

정용상 기자


"대장정으로 민주노총 위부터 아래까지 확 바꿔야!"
기호2번 이석행-이용식 후보

기호2번 이석행 후보진영은 7일 동대문에 있는 학술정보교육원 대강당에서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 후보진영 가운데 가장 먼저 선대본 발족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호2번 선대본은 김형근 민간서비스연맹 위원장과 김동진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의장을 상임공동 선대본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앞서 이석행 후보 진영은 이날 오전 마석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등 노동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 후보진영은 또 6일 KTX와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어 현장 조합원들 만나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석행 후보 진영은 5일 오전 일찍부터 첫 선본회의를 소집해 선거 정책과 전략 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했다.

이석행 후보는 또 지난 5일 금속연맹 부위원장 시절 동고동락했던 금속노조 시그네틱스지회의 원직복직쟁취 투쟁 결의대회 참가차 경기도 안산에 들르기도 했다. 금속노조 시그네틱스지회는 5년간의 복직투쟁을 통해 최근 14명이 대법원에서 복직판결을 받았으며, 이석행 후보는 시그네틱스 투쟁 과정에서 구속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석행 후보는 결의대회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시그네틱스 동지들을 만나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결의대회 자리에서 “시그네틱스 동지들만 생각하면 나를 잘못 만나 몇년 동안 고생한 것 같아 늘 가슴이 메인다”며 “나머지 복직 못한 조합원들도 반드시 복직을 쟁취해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석행 후보진영은 영등포에 위치한 민주노동자 전국회의사무실을 선거대책본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김학태 기자




 
"민주노총이 비정규투쟁 쟁점화해내야"
기호3번 조희주-임두혁 후보


현장중심의 노동운동을 강조하는 기호3번 조희주 후보는 장기투쟁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조 후보는 6일 서울역 새마을 여승무원 외주위탁 반대농성장과 서울역 맞은편 대우센터 시설·보안·미화 노동자 농성장을 찾아, 이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가장 먼저 찾은 새마을 여승무원 외주위탁 반대농성장에서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투쟁의 모범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철도공사가 새마을 승무부문을 자회사인 KTX 관광레저에 위탁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결국 철도공사는 승무원들에게 12월까지 이직을 강요했고, 전체 115명 대상 가운데 지금까지 19명이 남아 서울역 대합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어 조 후보는 인근 지역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과거 대우센타에서 시설·보안·미화 노동자들을 찾았다.

이들은 대우센터에서 20~30년을 시설, 보안, 미화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이다. 원청인 대우건설은 지난해 기존 용역업체를 교체하면서 기존 노조원의 고용이 승계되지 않았다. 180명의 조합원 중 80명이 탈퇴하고 현재 50명이 남아 고용승계와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상급단체의 연대 미흡', '불확실한 전망' 등에 대한 상급단체의 지원을 요구했다.

조 후보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투쟁을 쟁점화해내야 한다"며 "외롭고 힘든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측은 또 주말을 통해 영등포 인근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을 준비했다. 사무실은 9일 공식 개소한다.

정청천 기자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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