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민주노총이 마석모란공원에서 시무식과 함께 열사 참배를 진행했는데요.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답니다.

-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공원 위쪽에 자리잡은 노동계 열사 묘역부터 참배하면 아래 지역으로 내려왔는데요. 이날은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 전태일 열사 묘역 참배가 끝나자 조준호 위원장이 갑자기 아래쪽에 있는 통일운동가인 고 조용술 목사 묘역으로 발길을 옮겼는데요. 고 조용술 목사는 조 위원장의 부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 위원장의 발길은 그쪽으로 먼저 향했겠지요.

- 이 때문에 계획과는 달리 민주노총 간부들은 조 위원장을 뒤따랐지만, 조 위원장은 쑥쓰러운듯 혼자 묵념을 하고 발길을 다른 묘역으로 옮겨 다른 관계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답니다.

- 이에 대해 민주노총 한 관계자가 "조 위원장이 아버님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고, 조 위원장은 "나와 아버님은 다르다"고 맞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새해에는 칭찬합시다

- 새해도 맞았는데 정치권은 요즘 좀 덜 싸우나요?

- 덜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요즘 여권을 칭찬하는 분위기랍니다.

- 칭찬을 하다뇨? 무슨 소린가요?

- 예,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3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시대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노무현 시대를 부정하지 말고, 노무현 시대를 계승하는 준비를 하자”고 해서 화제가 됐답니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여당 안에서도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거나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서 주목을 받은거죠.

- 한나라당 부대변인도 3일 논평에서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칭찬했답니다. 강 의장이 한 라디오방송에서 “대북지원은 김정일 정권의 체제 안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계개편에서 손떼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를 두고 한나라당이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이 돋보이는 시의적절한 발언이자 옳은 말”이라고 두둔했답니다.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으니 칭찬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이 말들을 들으니 열린우리당 안에 한나라당이 있고 한나라당 안에 열린우리당이 있다는 세간의 말이 꼭 틀리지는 않는 것 같군요.

올 한해도 술로 시작하셨습니까?

- 새해를 맞아 노동계에서도 여러 단위의 조직들이 시무식 등의 행사를 열며 새로운 시작을 결의했는데요, 조직도 중요하지만 각 간부들의 개별적인 새 바람에는 건강 문제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 네, 그래서 신년초만 되면 금연이니 금주니 하는 결의들을 밝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한해의 마지막을 술로 끝내고 한해의 시작을 술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이랍니다. 반성과 새로운 결의에 술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 특히 짧았지만 연말연시 휴가에 못 봤던 동지들을 해를 넘겨 만나게 되니 그 반가움을 또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또 술 한잔?

- 어제도 새해를 술 때문에 집에 못 들어가고 근처 찜질방 등을 헤맸던 노동계 간부들이 많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술을 통해 친분을 다지고 결의를 세우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그 결의 때문에 괴로운 몸과 가족들도 생각 좀 해보시는 게 어떨지요?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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