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 칠순잔치 기념문집에서 이수호 전 위원장이 민주노총 정파구도를 비난, 반성하면서 제안된 통합지도부 구성이 사실상 실패했다.

혁신연대와 전국회의, 전진, 새흐름 진영 4개 조직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만나 통합지도부 구성에 대해 논의한 결과, 위원장-사무총장 통합 후보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통합지도력 구축을 위해 각 정파가 부위원장 독식을 노리는 이른바 ‘후보 풀세팅’을 하지 말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날 만남은 혁신연대와 전국회의가 공동명의로 각 정파에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노동자의 힘을 비롯한 전국활동가조직연대쪽은 불참했다.

이번 선거 통합지도부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따라서 이날 모임은 통합지도부 구성 제안에 대해 ‘의무전’을 치룬 셈이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각 정파가 평가를 달리하고 있다.

전국회의 관계자는 “통합지도부 구성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했지만, 각 조직이 민주노총 혁신에 대해 각자 다른 구상을 갖고 선거에 임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쪽으로 결론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각 정파조직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솔직한 의견을 밝힌 자리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새흐름 진영 관계자는 “그날 만남에서 위원장 후보나 나머지 임원 후보에 대한 특정정파의 양보를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며 “결국은 통합과 혁신을 모두 거부한 모양새가 된 거 아니냐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우리가 제안한 과도집행부 제안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통합 제안을 이용한 꼴”이라며 “이수호 전 위원장의 말대로 정파간 야합밖에 남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전진 관계자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통합지도부를 제안한 혁신연대쪽 후보군이 너무 많아 선거 이후에 통합지도력 구축이 쉽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혁신연대 관계자는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혁신연대와 전국회의는 총 9명의 당선자가 배출되는 이번 선거에서 5~7명만 후보를 내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지도부 구성을 처음으로 제안했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안타깝다”며 “어떤 방법으로든 좀더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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