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기 임원선거 후보등록이 4일 마감되는 가운데 이른바 ‘좌파-중앙파-범자민통’ 3파전으로 선거구도가 기울고 있다. 다만 내리 세번의 선거에서 후보연합을 추진중인 혁신연대와 전국회의는 위원장 후보 결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후보등록 마감 당일까지 진통을 거듭할 전망이다.

'범좌파 연대' 무산, 독자출마

지난 2004년 4기 임원선거와 올해초 보궐선거에서 잇따라 연합 후보를 냈던 전진과 노동자의 힘 등 범좌파 진영이 이번 선거에서는 독자적으로 출마하게 됐다.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 연대(준)는 지난 달 30일 총회를 열어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을 위원장 후보로 결정했으며, 김호규 전 금속연맹 사무처장,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 김은주 전 대학노조 여성위원장을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전진은 3일까지 사무총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며, 후보에는 김호규 전 금속연맹 사무처장과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이 유력하다.

전국활동가조직연대쪽도 3일 저녁 전교조 회의실에서 임원후보 선출대회를 열어 후보들을 최종확정 한다. 김태연 전국활동가조직연대 집행위원장은 “선출대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범좌파 연합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활동가조직연대쪽 인사들로 후보군이 결정될 전망이다.

위원장 후보로는 조희주 전 전교조 부위원장이 확실시 되고 있다. 사무총장 후보로는 임두혁 금속연맹 수석부위원장, 전규석 전 금속연맹 울산본부장, 이정행 전 기아차노조 수석부위원장, 양동규 전 금속연맹 경기본부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부위원장 후보로는 고종환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범좌파 연대’ 실패에 대해 전국활동가조직연대쪽은 “기존 상층 중심의 연합 논의를 탈피해 다수의 활동가들이 토론한 뒤 후보를 결정하자는 우리쪽 제안에 대해 전진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전진 관계자는 “선거 논의 초반부터 활동가 조직연대쪽은 독자출마에 무게를 많이 뒀다”며 “활동가 조직연대쪽의 계급정당 건설 계획, 금속산별 완성 과정에서 나타난 전진과의 갈등 등 노선 차이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04년 4기 선거 때에는 범좌파 연대에 참가했다가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독자후보를 냈던 새흐름 진영은 선거 불참을 조직적으로 결정한 상태이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했던 이해관 전 한국통신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정파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후보라면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범 국민파' 진영, 진통 거듭

혁신연대는 지난달 28일 김형근 민간서비스연맹 위원장과 배강욱 화학섬유노조 위원장, 곽태원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등 9명을 후보군으로 추천받은 뒤 현재 김형근 위원장, 배강욱 위원장, 곽태원 전 위원장, 이용식 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김영길 전 공무원노조 위원장, 진영옥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압축한 상태이다. 혁신연대는 전국회의와 후보 조정 작업을 거치면서 후보군을 더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전국회의는 지난달 26일 이석행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진경호 통일위원장, 최은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후보군으로 추천받은 뒤 최은민 부위원장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이석행 전 사무총장과 진경호 통일위원장을 후보군으로 확정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혁신연대와 전국회의는 지난 2일 밤과 3일 오전 두차례에 걸쳐 후보조정회의를 열어 위원장-사무총장 후보를 논의했다. 하지만 양쪽이 각각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과 이석행 전 사무총장을 위원장 후보로 낼 것을 주장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3일 저녁에 다시 조정회의를 시작했다.

이처럼 양쪽이 위원장 후보를 놓고 진통을 겪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범국민파' 연합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쪽은 '범국민파연합' 기조는 무조건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전국회의 관계자는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 보궐선거 때보다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범자민통 연합 기조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관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조정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혁신연대 관계자도 “후보군들을 추천한 양 조직과 당사자들에게 최소한 상처를 주지않기 위해 진통을 겪으면서도 논의를 길게 하고 있다”며 “범자민통연합 기조에 철저히 복무해 최대한 3일 밤까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연대와 전국회의는 올해 보궐선거에서도 후보조정에 난항을 겪으며 후보등록 마감일이 돼서야 후보를 확정한 바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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