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의 차량지부가 보름째 천막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지부는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가 임금인상을 대가로 핵심쟁점인 인력충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 최병윤 차량지부장 등 9명의 지회장들은 지난 13일부터 서울메트로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14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이 철야농성을 하며 요구하는 것은 ‘안전인원 확보’다. 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에 시달릴 정도로 인원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메트로 노사가 합의한 주5일제 관련 내용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사적조정기구인 서울시노사정협의회 서울모델에서 낸 조정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병윤 차량지부장에 따르면 조정안에는 세가지 쟁점을 담고 있다. 먼저 △ 행정자치부의 지침대로 임금 2%를 인상하되 여기에서 자연증가분을 제외할 것 △ 교대근무 형태를 21일 주기로 하고 동종업종과 임금격차를 해소할 것 등이다.

또 행자부와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노사가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행자부와 감사원 지적사항과 관련 최지부장은 “지적사항은 10년도 넘은 것으로 회사에서 매번 협상 때마다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적사항은 전임자 축소, 가족승차권 폐지, 사무직군 근무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수당폐지, 동절기 단축근무 폐지 등을 담고 있다.

최 지부장은 “임금격차 해소라는 성과를 위해 노조에 불리한 지적사항 수용을 집행부가 합의했다”며 “먼저 합의하고 지부장들에게 나중에 설명하는 등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합의안에는 인원충원이 없다”며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것을 수용하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차량지부는 “늘어나는 휴일수만큼 부족인원을 채우기 위해서는 900명이 넘게 필요하지만 현재 협상안에는 승무인력 100명 충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14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6일부터 이틀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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