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고, 대추리 좋고 독거노인도 좋고.” 한국노총이 1석3조의 행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대추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쌀을 구입해 서울지역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 가구에 나눠주는 행사를 연 것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평택 대추리 주민 겨울나기’ 후원에서 판매하는 팽성쌀 300포대(20kg)를 구입해, 서울 지역의 기초수급자 중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 가구 300곳에 1포대씩 전달했다. 이 사업에 들어간 비용만 약 1,300만원(1포대 당 4만6천원)이 넘는다.

그러나 아침부터 쌀 포대를 옮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한국노총 간부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한 가득이다. 어렵지만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누이와 매부만 좋게 한 것이 아니라 ‘한국노총 간부들’의 마음도 편안케 했던 것이다. 한국노총은 이같은 사업이 올해 처음인 만큼 이에 들어간 비용은 지난 18일 열렸던 ‘통일의 밤 행사’에서 모인 후원금과 함께 일반사업비에서 충당키로 했다.

19일 오전 9시, 대추리에서 쌀을 싣고 온 트럭이 한국노총 건물 앞에 멈춰서고 금세 정문 앞에서 쌀 300포대가 쌓였다. 이어 10시에는 시작을 알리는 간단한 행사를 열었다. 이름 하여 ‘한국노총 나눔 실천 더하기 나누기 행사’였다.<관련기사 7쪽>

행사에서 백헌기 사무총장은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과 함께’라는 한국노총의 노동운동 기조를 실천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계획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유재섭 수석부위원장도 “한국노총 간부들의 임금도 3년 째 동결된 상태에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간부들이 나선 것에 큰 감사를 표한다”며 “크진 않지만 우리의 노력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부터 평택에서 쌀을 싣고 한국노총을 찾은 송태경 대추리 기획부장은 “평택 팽성읍에서 많은 주민들이 많은 농사를 지었지만 정부와 군경의 탄압으로 이제 14만평뿐이 남지 않았다”며 “더구나 이들의 탄압을 막아내느라 마음 쓰느라 농사에 정성을 다하지 못해 수확량도 1/3으로 줄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송 부장은 “이렇게 힘들게 지은 농사를 ‘한국노총 나눔실천 더하기 나누기’ 행사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판매금은 대추리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큰 주인공 중 하나는 연합노련 산하 가정도우미노조 조합원들이었다. 서울지역의 독거노인 및 중증 장애인 가구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쌀을 전해주는데 핵심적은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1996년 설립된 노조는 서울시 재가복지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도우미 348명으로 조직돼 있으며, 조합원들은 독거노인들의 사람들이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재가복지를 종합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설인숙 가정도우미노조 위원장은 “재가복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당사자로써 독거노인 등 사회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소외계층이 다수가 존재하고 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한국노총의 이같은 행사가 이들에게 커다란 힘과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함께 동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가정도우미노조는 한국노총의 행사 목적에 적극 공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겠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20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