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올 연말을 끝으로 집단적으로 해고될 위기에 놓여 불안감에 떨고 있다.

GM대우 창원공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05년 초 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넣고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후 올 들어 지난 3월말~4월말 한 달 동안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이 공장 굴뚝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치열한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진행한 사업장. 2년 가까운 이 같은 투쟁에서 나타나는 결과물이라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더욱 망연자실하게 만들고 있다.

경상용차 생산라인 가동 중단

GM대우 창원공장은 경차만을 만드는 공장이다. 두 조립라인에서 한 곳은 경승용차인 마티즈를 생산하고, 다른 한 곳은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다마스와 라보 생산라인이 올 연말을 끝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것이다. 이유는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강화된 환경기준을 이 차종들이 맞추지 못해 내년부터는 생산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

여기까지 온 데는 회사가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을 개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조합원들은 경상용차가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가 전략적으로 라인을 폐쇄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회사는 한때 이 문제와 관련해 부평공장의 칼로스 생산라인을 창원으로 이전하는 대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상태다. 회사가 현재 제시하는 대안은 환경부를 설득해 환경기준 적용을 연장하겠다는 정도지만 이것도 이미 한차례 유예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상태다.

비정규직 600명 집단해고 위기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는 현재의 경상용차 생산라인에 투입되던 인력이 여유인력으로 남게 된다. 비정규직지회는 이 인원을 정규직 170명, 비정규직 600명을 합해 전체 77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정규직은 노조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전환배치 등을 거쳐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비정규직 600명은 영락없이 공장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권순만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정규직은 노사협의를 거쳐 전환배치하면 그만이지만 비정규직, 특히 단기계약직은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잘릴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는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비정규직에게 업체가 나서서 올 12월31일로 끝나는 계약서를 재작성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도 있다”고 밝혔다.

한 정규직 조합원은 “회사가 애초에 했던 칼로스 라인을 창원공장에 깐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인데 여기에 대해 현재 노조는 어떤 입장도 제시하지 않고 환경부를 설득하겠다는 회사를 쳐다보고만 있다”며 “환경부는 구실일 뿐 이익이 되지 않는 부분을 정리하기 위한 절차”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연말, 뒤숭숭한 현장

현재 창원공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뒤숭숭함 그 자체. 비정규직지회의 고공농성이 정리된 후 회사는 1년 이상 장기간 근무한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발탁채용을 통한 정규직화를 일부 시행하고 있다. 공공농성 직후 5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그 이후에도 200명을 추가로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히고 절차가 진행중이다. 여기서 단기계약직은 제외다.

하청업체 사장의 추천과 원청 부서장의 추천을 받아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말에 조립라인이 폐쇄되는 마당에 비정규직들은 여기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권순만 지회장은 “고공농성 후 지회 핵심 간부들은 해고상태이거나 공장 출입이 통제돼 조합원들은 만날 수 없고, 정규직 노조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불안감에 휩싸인 비정규직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발탁채용”이라며 “여기에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러 답답할 뿐”이라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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