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조준호 위원장 등이 참석한 민주노총 지도부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는데요. 지난 주에 노사관계로드맵 법안이 국회 환노위를 통과했고 조 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해서 그런지 기자들이 많이 참가했습니다.

- 하지만 이날 점심식사를 겸한 간담회에서 조 위원장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기자들과의 대화만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 바로 단식농성 때문인데요. 농성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이었지만, 단식 전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조 위원장은 얼큰한 찌개를 눈앞에 두고 숟가락도 들지 못했습니다.

- 하지만 기자들은 "하필 위원장님 단식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해 안타깝다"면서도 식사를 맛있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식사를 하지 못하는 덕분에 조 위원장은 격려와 비판 등 평소 언론사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부자당이 아니면 뭐지?

- 한나라당이 주창하는 감세론이 부자를 비호하는 정책일까요, 아닐까요?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은 부자비호당’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네요. 그는 “대한민국에 부자표가 더 많냐, 부자 아닌 표가 더 많냐”면서 근거를 들었다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물론, 부자 아닌 사람이 훨씬 더 많죠. 그런데 그게 부자비호당이냐 아니냐의 근거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그렇죠. 박 전 대표 말대로 대한민국에서 부자들이 ‘부자당’ 찍고, 부자 아닌 사람들은 부자를 비호하지 않는 당을 찍는 ‘계급투표’가 이뤄졌다면, 아마 민주노동당은 진작에 집권 여당이 됐을 겁니다. 노동자와 그 가족표가 더 많은지, 기업가와 가족표가 더 많은지 따져보면 간단하니까요.

- 더구나 박 전 대표는 친기업 문화 조성과 기업규제 철폐 등의 경제정책을 강조했다면서요? 부자들이 좋아하고 요구하는 것을 경제정책이라고 내 놓으면서 부자당이 아니라고 말하면, 도대체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간단하죠. ‘실제로는 부자를 위한 당이지만 표를 의식해서 부자를 위한 당이 아니라고 하는 정당’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겠죠.

정말 환자질병 정보 보호 때문일까?

- 최근 바뀐 연말정산 방식에 따라 의사들과 국세청의 힘겨루기가 극단을 치닫고 있습니다.

- 정부는 지난해 12월 소득세법을 개정해 의료비 관련 증빙서류를 병·의원이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보험료, 교육비, 직업훈련비, 개인연금, 연금저축, 퇴직연금, 신용카드 등 8개 항목에 해당하는 기관은 증빙서류를 세무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 일단 노동자 입장에서는 일일이 관련 회사를 찾아 연말정산 자료를 구하는 수고를 더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무 당국 입장에선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병·의원의 세무 관련 자료를 보다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 하지만 문제는 8개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병·의원만 ‘개인질병 정보유출’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국세청은 “병원명과 병과는 물론 질병내역조차 공개되지 안 는다”며 “병·의원이 수입금액 노출을 꺼리기 위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환자의 질병정보 보호’를 앞세워 수입내역 공개를 피하고 있는 의사와 국세청 간의 힘 대결이 과연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군요.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12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