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지난달 30일에 이어 5일 총파업을 다시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실제 파업과 간부파업 등을 포함해 총파업에 돌입한 인원은 12만7,600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금속연맹 중심의 총파업 등 한계에도 현재 진행중인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이 지난 96년 이후 최장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밝힌 최소한의 약속이 있을 경우에는 다르다.

지난 2일 민주노총은 단위노조 대표자결의대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금속연맹만의 총파업에 대한 질타와 반성이 이어졌다. 각 지역에서 조합원들이 가장 많은 서울지역 집회 참가율이 저조하다면서 파업에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집회에는 참가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한 임원의 말대로 “각 노조에서 50명, 아니 10명만 집회에 나와도 위력적인 투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 때문에 각 산별연맹 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무대에 나와 차량시위, 간부파업, 적극적인 집회 참가 등을 공개적으로 결의했다. “힘들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기존 논의와는 달리 솔직한 발언들도 나와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기대를 걸었다. 쉽게 말해 집회라도 제대로 조직하기 위해 열린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였다.

이어 열린 산별대표자회의에서는 집회 참가 등 조합원을 조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리고 전면파업에 돌입하면 조합원들이 집회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총연맹 지침과 달리 4시간 부분파업을 지침으로 내린 연맹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은 당초 4일부터 8일까지 예정했던 전면파업 계획을 수정해 4일에는 총파업 참가 조직을 위한 각 조직별 비상회의를 소집하도록 했다. 또 전면파업 계획을 ‘최소한 오후 4시간 부분파업’으로 수정했다. 현장에 있던 언론사들은 다음날 민주노총 단위노조대표자들의 결의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4일 하루 동안 준비 시간을 거친 뒤 5일 국회 앞에 나온 집회 인원은 고작 500여명이었다. 국회 앞에서 “강력한 타격투쟁”을 벌이기에는 부족한 인원이었다. 어떤 조직은 최소한 4시간 부분파업이라는 지침과 달리 2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2시간 부분파업으로는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최근 소위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기자들은 민주노총 총파업과 집회현황을 취재할 때 매번 고민에 빠진다. 쉽게 말하면 ‘진보’와 ‘사실’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지난 2일 대부분 산별연맹은 “6일 총궐기 투쟁만큼은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결의했다. 기자들은 다시 한번 6일 투쟁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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