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로드맵 사회적 합의 관철, 비정규법 입법 쟁취, 하반기 투쟁 승리.” 25일 7만여명의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이렇게 외쳤다. ‘복수노조 및 전임자 임금 지급 유예’라는 합의 내용과 갈등 및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사정 간 합의정신’을 훼손하지 말고 국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비정규직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비정규 관련 법안을 이제는 국회가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는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관련기사 6~9면 참조>

한국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2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7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우리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9·11 노사정 합의대로 노동관계법 개정을 이뤄내기 위해서이며, 1천5백만 노동자와 전체 국민들에게 노동운동과 노사관계를 새로운 변화를 선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회는 노사정 합의의 정신과 내용 모두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며 “만약 이같은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은 노동운동의 존망을 걸고 2007년 1월을 기해 전국적으로 일제히 ‘무기한 신년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투쟁사에 나선 장석춘 금속노련 위원장도 “9·11 합의는 한국노총의 투쟁과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며 “투쟁 없이 쟁취도 없는 만큼 하반기 투쟁을 통해 이 합의가 국회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실천해 나가자”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명분만 앞세우지 않고 국민하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비정규 관련법 입법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제정운동에도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국회의장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내 “국회가 9·11 노사정 합의의 정신과 내용을 훼손하지 말고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홍재복 한국노총 충남본부 의장은 이같은 서한을 낭독하고 “9·11 합의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균등한 사회발전을 추구하고 노사간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대표들의 결단”이라며 “국회는 당리당략과 이해득실에 따라 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를 위해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국회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투쟁을 벌여나가겠다는 뜻도 이날 대회에서 밝혔다. 특히 한국노총은 입법 논의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을 감시하고 압박하는 한편, 정치후원금 등도 마련해 합의를 지지하는 의원들에 대한 지원활동에도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 이날 집회에서 한국노총은 정치후원금 모금을 당부하는 선전물을 조합원에게 돌리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비정규 및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권 쟁취 △한미FTA 저지 △국민연급 및 산재보험 개혁 등을 요구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는 연대사에서 “정부 관료들은 FTA, WTO, GATT 등 영어로 된 것은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꼬아 말하며 “이들은 한국의 경제주권과 정치주권, 군사주권 등을 팔아넘기기에 여념이 없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최근 대통령은 광우병마저 국민에게 팔아먹고 있다”며 “이같은 불량정부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선 민란이라도 일으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에게는 “전력이나 체신, 공공기관 등이 사유화돼도 가만 있을 것이냐”라고 물으며, “함께 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 역시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는 우리 경제의 대미종속을 촉진시키고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 분명하다”며 한미FTA 협상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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