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추진단이 22일 민주노총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깼습니다. 애초 추진단은 인사개편을 계기로 민주노총의 공공비정규직 대책본부와 면담을 갖기로 했는데요. 하루 전인 21일 저녁에 전화를 걸어서는 연기하자고 요청했답니다.

- 연기 이유로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전국교직원노조의 연가투쟁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고 합니다. 이유야 뭐 제쳐두고라도 아무리 바빠도 대화 파트너에 대한 예의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부가 노동계를 생각하는 수준을 반영하는 듯해 어째 씁쓸합니다.

- 이날 우연찮게도 철도공사가 새마을호 승무원들에게 전적동의서를 쓰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는 상시 고용된 비정규직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했지 않습니까. 공공연맹 담당자의 말은 이렇습니다. “참, 내….”

횟수는 꼼꼼하게, 인원은 널널하게

- 지난 22일 민주노총 총파업은 올 들어 몇번째였을까요. “언론마다 6번째 또는 7번째라고 다르게 보도되고 있어 알려드립니다”라며, 노동부가 친절하게도 “지난 22일 총파업은 7번째가 맞습니다”라고 확인해줬습니다.

- 노동부가 정리한 민주노총 총파업 날짜를 순서별로 보니 2월28일, 3월2일, 4월10일~4월14일, 4월21일, 7월12일, 11월15일, 11월22일이네요. 노동부는 “4월10일~4월14일 총파업을 한번으로 잡은 것은 이때는 연맹별로 5일간 순환파업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 한편, 23일 민주노총이 벌인 4시간 총파업에는 몇명이나 참가했을까요. 연합뉴스에 인용된 노동부 관계자의 발언은 “노조 간부나 비번자 등을 제외하고는 총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이 거의 없어 비공식 집계로 파업 참여인원이 10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입니다.

- 친절하게 숫자를 확인해 주는 것이야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총파업 횟수는 늘면 늘수록 ‘파업 남발’이라는 인상이 짙어지고, 파업참가 인원은 줄면 줄수록 ‘영향 미미’라고 읽히겠죠. 이런 심정이 노동부의 친절한 설명에 깔려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신종 시위진압 무기 '레이저건' 나와

- 22일 전국이 '반 한미FTA' 시위로 들썩였습니다. 전국 도청에서 성난 농민들과 노동자들이 경찰과 무력충돌 사태를 겪었는데요. 경찰은 이 자리에서 신종 시위진압 무기인 '레이저건'까지 출동시켰습니다.

- 레이저건이라뇨?

- 일종의 전기충격기인데요. 한번에 2만5천볼트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레이저건에 맞으면 약 5초간 정신을 잃게 됩니다.

- 지난번 하이스코 고공농성 당시 특공대가 농성 진압용으로 사용한 적이 있는 이 레이져건이 시위진압용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때문에 노동계 등 사회시민단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데요. 전기충격기이기 때문에 물에 젖었을 경우 감전사고의 가능성도 있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기절하기 때문에 고 하중근 씨의 사인처럼 뇌진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무기라고 합니다.

- 최루탄을 쏘지 않겠다던 정부. 사실은 최루탄 대신 더욱 강력한 무기를 쓰겠다던 말이었는지 묻고 싶군요

원로 노동운동가의 고희연

- 70년대 고려피혁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노동운동 원로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희연 잔치가 오는 28일 철도 웨딩홀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 이날 행사는 가족이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전태일 기념사업회와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호 전 위원장,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등 노동계와 진보정당 대표들이 주관을 한다고 합니다.

- 한 평생을 조용히 노동운동에 헌신한 원로의 고희연 잔치를 노동계의 대표적인 후배들이 마련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 아, 그리고 이날 잔치에서 화환은 정중히 사양이랍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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