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열차가 동력전달 장치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트리포드라는 부품이 특히 문제인데 고장이 났을 경우 열차 전복 등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핵심부품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감사원도 같은 내용을 놓고 지난 13일부터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는 다음달 1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특히 한국철도공사는 자체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으면서도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유기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는 이같은 기계 결함을 지적한 ‘프랑스 주재 일반감사보고서’를 입수해 폭로했다. 지난 6월에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철도공사 감사실은 “KTX 전편성의 트리포드 표면에 균열이 발생했고 균열이 점점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트리포드 절손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실은 “트리포드 절손은 열차 정시운행에 중대한 결함으로 작용한다”며 “트리포드 절손으로 인한 열차 지연으로 2,103만8,000원 상당을 환불한 사실이 있다”고 적고 있다. 트리포드 절손 때는 운행속도를 80km로 제한하고 더이상 운행을 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트리포드 재고 41개는 절손이 발생하는 주기를 볼 때 최대 10개월 내에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검토를 완료해 앞으로 물품 교환을 위한 보수품 및 예비품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KTX 열차는 모두 46편성이 운행하고 있고 1개 고속열차에 12개의 트리포드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552개가 모두 금이 가거나 부러졌다는 얘기다. 트리포드는 동력 전달뿐만 아니라 전동기를 견인하고 제동하는 역할을 한다. 트리포드가 부러진다는 것은 곧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차륜이 굴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맨 앞과 맨 뒤칸 전동차에 각각 6개씩 트리포드가 배치돼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차축이 돌아가는 속도가 달라 열차가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동했을 때 앞 전동차와 뒤 전동차의 제어 정도가 달라 뒤 차량이 앞 차량을 타오르는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탈선과 전복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트리포드 결함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다고 감사실은 지적하고 있다. 2005년 5월28일 호남선 황등역 통과 중 최초로 절손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문제가 생긴 트리포드를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춰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동차를 구매한 프랑스 알스톰사의 하자보수 기간은 지난 3월에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자보수 기간 이전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해결하기는커녕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셈이다.
 

 
한편 감사보고서 공개와 함께 철도공사의 거짓말도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15일 철도공사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은 ‘KTX 승무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에 보낸 메일에서 “올해 3월부터 70여일간 KTX는 외주승무원 없이 운행됐다”며 “이로 인해 고객 서비스가 다소 저하되었지만, 안전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KTX기장과 열차팀장 및 차량관리장 등 공사 소속 승무직원과 철도공안원만으로도 열차 안전운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KTX 승무지부는 “감사원이 KTX 안전문제·예산낭비와 관련한 책임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며 “철도공사는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승무원들을 탄압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KTX 승무원들을 직접고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꼬집어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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