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연맹(위원장 전재환)과 금속노조(위원장 김창한)는 23일 오후 2시 서울 등촌동 88 체육관에서 금속노조 완성대의원대회를 열어 산별노조 완성을 선포하고, 15만 금속산별노조 시대를 맞아 규약개정안과 임원선출건을 심의한다. 이날 통합 금속노조의 규약개정안이 확정되면 각 기업별노조는 해산절차를 밟아 새 규약에 맞는 조직체계로 편재된 뒤 내년 초 임원선출 등을 할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실질적인 통합 금속노조가 출범하게 된다.

금속연맹과 금속노조는 22일 “금속노동자 분절의 시대를 넘어 단결과 투쟁으로 15만 금속노조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금속연맹 12월20일 해산

현재 금속노조로 가입을 결의한 수는 지난 6월30일 이후 산별노조로 전환한 현대자동차노조 등 기존 금속연맹 소속의 34개 노조 10만3,361명과 기존 금속노조 171개 지회 4만1,131명을 합해 총 14만4,492명에 이른다. 기업별노조의 연합체였던 금속연맹은 오는 12월20일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연맹 해산을 결의하고 6년9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금속연맹이 해산을 결의하게 될 경우 11월23일 현재까지 산별노조로 전환하지 못한 대우조선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등 1만6천여명의 기업별노조는 이후 금속노조 참관조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민경민 금속노조 교선실장은 “미전환 기업별노조들이 최대한 빨리 산별노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들 노조가 참관조직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과 내용을 띠게 될지는 좀더 논의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금속연맹과 금속노조는 “노사관계를 기업별노조시대에서 산별노조시대로 재편할 것”이라며 “비정규, 중소 영세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확보하고 노조 스스로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규약에 신분보장 기금을 비정규 영세노동자에게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하나의 조직

이를 위해 금속노조는 규약상 지부와 지회를 두게 되며 비정규직과 사무직 등은 기존의 정규직 생산직노조와 함께 1사 1조직 편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비정규직지회나 전주비정규직지회 등의 조직이 기업지부나 지역지부 등 하나의 조직으로 묶이는 것이다. 다만 일부 비정규직 조직들이 독자적인 교섭권 등을 요구하고 GM대우 사무직지부(준)은 1사 1조직 원칙에 반대하고 있어 23일 완성대의원대회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부와 관련된 규정은 3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3천명 이상 3개 광역시도에 걸쳐 기업 지부를 3년간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방안 △기업지부를 인정하지 않고 지역지부와 지회만 두는 방안 △한시적인 기업지부가 해소될 때까지 광역지역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이 회의 안건에 상정돼 23일 대의원대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이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예를 들어 현대차지부가 생길 수도 있고, 울산지부나 전북지부의 현대차지회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울산지역본부나 전북지역본부의 현대차지부라는 조직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신분보장기금, 비정규장기투쟁기금도 생겨

산별노조의 예산도 비정규직 영세 사업장 노동자를 고려해 짜여진다.

기업지부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전체 재정의 16%는 기금으로 우선 적립하고 본조가 18%, 지부가 18%, 지회가 48%로 나눠가지게 된다. 만약 한시적인 기업지부를 인정하게 되면 기금이 16%, 본조가 30%, 지부와 지회를 합쳐 54%씩 배분되면서 지부와 지회의 재정을 줄고 본조 재정은 늘어나게 된다.

16%나 18%로 배분되는 기금은 기존의 교육원 설립 등을 위한 특수목적기금, 쟁의기금, 쟁의 적립기금, 신분보장기금, 비정규장기투쟁기금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노조활동으로 신분, 재산 등에서 불이익을 당한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신분보장기금과, 비정규직과 중소영세사업장에 대한 투쟁지원을 위해 적립되는 비정규장기투쟁대책기금은 이번에 산별노조를 완성하면서 새로 만든 기금이다.

한편 기존 4만여명이던 금속노조가 15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지도부도 새로 뽑아야 한다. 23일 대의원대회에서는 내년 1월31일부터 2월2일까지 조합원 직선으로 지도부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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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연맹과 금속노조 연표>
1998년 2월 금속산업연맹 출범(현대그룹노조총연맹, 자동차연맹, 민주금속연맹 통합)
2001년 2월 금속연맹 내 금속산별노조 출범(2만7천명)
2002년 금속노사 산별기본협약 체결
2003년 7월 금속노사 첫 산별중앙협약 체결
2006년 6~11월 현대자동차노조 등 10만3천명 산별전환투표 가결
2006년 11월23일 통합금속산별노조 출범
2006년 12월20일 금속연맹 해산 결의(예정)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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