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이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연간 수천만원이 넘는 특진수당과 성과급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환자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낸 선택진료비가 의사들의 호주머니만 채우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보라매병원은 당기 순손실액이 2004년 69억5,100만원, 2005년 58억5,200만원, 2006년 9월 현재 45억7,4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보라매병원에 지급한 보조금은 2005년 53억원, 올해는 40억원이다.

그런데 보라매병원이 의사들에게 지급한 성과급 총액을 보면 2004년 7억5,600만원, 2005년은 이보다 2배가 넘는 15억6,900만원, 올해는 9월까지 13억6,600만원에 이른다. 이수정 의원은 “지난해 최고 5,357만원의 성과급을 받아간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가 이수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현재 보라매병원은 전체 의사 중 79.5%가 선택진료 의사이며, 특히 외과, 신경외과 등 9개 진료 과목은 일반의사 없이 100% 선택진료 의사로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환자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없는 선택진료제를 통해 보라매병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해 약 35억8,500만원으로 전체 진료수익의 5.2%. 올해(2005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는 이보다 10억원 가량 더 많은 44억700만원으로 전체 진료비 704억6,600만원의 6.3%를 차지했다. 특히 100% 선택진료 의사로 운영되는 외과, 정형외과, 안과, 피부과, 비뇨기과, 신경외과 등은 선택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8%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벌어들인 선택진료비는 약 22%가 의사 개인에게 특진수당으로 지급된다. 올해 9월까지 선택진료수당이 가장 많은 의사는 1,600만원. 지난해의 경우 최고 2,324만원의 특진수당을 받은 의사도 있다. 이수정 의원은 “선택진료수익은 이밖에도 선택진료경비라는 명목으로 단체활동비, 회의비, 일반경비 등으로 사용돼 사실상 선택진료와 무관한 항목에 집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측은 "선택진료제도는 의료법에 따라 환자의 편의 및 진료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선택진료 의사로 하여금 진료와 연구에 대한 의욕을 제고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수정 의원은 "선택진료제는 국립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의 상대적 저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실시한 제도로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고 환자들의 일반의사 선택권마저 제약하고 있다"며 이의 폐지를 촉구했다.

 
 

한편 보라매병원은 1955년 6월18일 서울시에서 서울시민의 보건의료 및 의료구호활동을 목적으로 '서울특별시립 영등포병원'이란 명칭으로 설립, 1987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탁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보라매병원은 1991년도에 보라매공원 내 현 위치로 신축 이전하면서 출발했으며, 명칭도 '서울특별시립 보라매병원'으로 변경됐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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