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노련 소속 대한항공노조가 대의원대회를 열어 해고 노동자들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했다. 해고 노동자가 대의원대회에서 해명하는 도중 이에 항의하며 자해를 시도하는 등 마찰이 빚어졌다.

대한항공노조는 30일 메이필드호텔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95명의 대의원 가운데 1명이 기권하고 나머지는 모두 제명에 찬성했다. 이날 제명된 해고자는 4명이고 모두 대한항공해고자동지회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노조는 줄곧 “대한항공해고자동지회라는 모임에서 자신들만의 조직 활성화를 전면화 하려는 목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각종 유인물과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노조를 음해하는 등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해고자들은 “수백일이 넘는 1인시위와 집회, 목숨을 건 단식투쟁까지 전개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복직은커녕 합법적인 집회까지 수천만원의 손배가압류 조치를 통해 2중, 3중의 생계난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항공노조에 대해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노조가 해고조합원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두번 죽이는 조합원 제명을 했다”고 분노했다.

류승택 해고자동지회장은 “조합원 제명을 하려고 대의원대회를 백주대낮에 고급호텔에서 수천만원의 조합비를 들여가며 강행하고 있다”며 “어용노조에서 제명을 당했기 때문에 부끄럽기보다 훈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소명을 하던 해고자가 준비해간 칼로 자해를 시도하는 등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의원들과 자리를 지켜보던 경찰이 이를 제지해 사고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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