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경상병원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노조와 회사가 비공식 만남을 가진 뒤로 교섭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회는 지난 9월 부당인사에 항의하며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62일째, 파업에 돌입한지 37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15일 의료연대노조 경상병원분회에 따르면, 병원이 신청한 기업회생절차가 받아들여졌지만 노사간 교섭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3일 대구지방노동청의 중재로 본교섭을 열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된 뒤 세차례에 걸쳐 공식·비공식 교섭을 열었지만 여전히 의견접근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실무교섭으로 다수 이견을 좁히는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쟁점간 이견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노조는 민·형사상 소취하를 요구하는데 병원은 노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2년이 지난 뒤 취하할 수 있다고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다른 건 역시 마찬가지다. 노조에서 인사상 책임을 묻지 말자고 제안하면 경영진은 전 조합원 징계를 공언한다. 이렇게 노조는 파업기간 임금지급과 기본급 5만원 인상을 주장했지만 경영진은 임금협상을 위임할 것과 무노동무임금, 노사평화협약 체결, 유휴인력 무급휴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 경영진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회사는 교섭 때마다 개악안을 내놓고 있다”며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비리 문제로 사태가 촉발됐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상 경영진 타도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경상병원은 지난달 3일 채권단의 합의로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3일까지 병원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채권단에 제출해야 하는만큼 분쟁을 그 안에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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