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니아코리아지회(지회장 박태영)에 따르면 지난 20일 회사 주최로 열린 체육대회 날, 회사쪽은 스카니아코리아 사천공장과 양산공장에 CCTV 수십대를 설치했다. 이미 회사쪽은 지난 8월27일 서울에 있는 본사에도 도난과 불상사를 막는다는 이유로 CCTV를 설치했다.
이에 앞서 회사쪽은 영업직 노동자 중에서 9월 한달간 판매실적이 없는 1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충남 태안 백사장 해수욕장 옆에 있는 안면도 해병대캠프장에서 해병대 훈련을 받게 해 물의를 빚었다.
“노조 활동 감시 위해 CCTV 설치”
박태영 지회장은 “회사쪽은 지난해 9월 노조 설립 시점부터 배치전환, 전보발령 등 원칙 없는 인사발령을 비롯해 조합간부에게 사직을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면서 “이제는 일상적인 노조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CCTV까지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스카니아코리아지회는 지난해 9월12일 100명의 조합원과 함께 노조 설립 총회를 열고 다음날 13일 관할기관에 신고를 하려고 했으나 현재 인사부장인 최기석 관리과장 등이 이미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어 상급단체를 변경, 한국노총 금속노련에 가입했다.
노조는 곧바로 회사쪽에 단체협약 체결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회사쪽은 조합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교섭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회사쪽은 신관휴 당시 노조위원장을 서울 본사에서 경기도 포천으로 인사발령을 냈으며 조합간부들에게 사직을 종용했다.
4차례 교섭요청끝에 지난해 11월5일 첫 교섭이 열렸으나 회사쪽은 금속노조 조합원이었던 최기석 관리과장을 인사부장으로 발령을 내 교섭대표로 참석시켰다. 또 12월7일 단체협약을 조합원에게 설명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사천공장을 방문한 교섭대표에 대해서 휴가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고를 조치했다.
박태영 지회장은 “회사쪽은 현재까지 단체교섭을 통해 대화에 나서긴 하지만 그동안 조합원에 대해 노조탈퇴를 끊임없이 요구해 노조설립 초기 100명이었던 조합원은 현재 30여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칙 없는 인사발령으로 노조탄압
계속되는 교섭에도 회사쪽의 입장이 변함이 없자, 노조는 지난 1월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내고 문제 해결을 모색했지만 회사쪽은 중재안조차도 수용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회사는 지난 4월 조합원 대다수의 직책을 강등하고 승진에서 배제시켰으며 지역연고와 무관한 배치전환과 전보발령 등 원칙 없는 인사정책을 실시해 왔다는 것. 실제로 경남 양산시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조합원을 아무 연고도 없는 대전광역시로 발령을 냈으며 경기도 포천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합원을 경남 사천으로 발령을 냈다.
박태영 지회장은 “노조를 설립하고 1년이 다 되가도록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조합원들은 회사의 탄압을 견디지 못해 탈퇴를 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돼 최소한의 부당한 인사조치만이라도 막아보기 위해 인사원칙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회의 주장에 대해 회사쪽 관계자는 “지회가 주장하는 부당한 인사발령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노위와 중노위에서도 기각된 사안”이라면서 “또 무원칙한 인사발령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서화된 인사매뉴얼이 없을 뿐 대상자에 대한 경력과 실적 등을 참조해 인사를 했다”고 답했다.
한편, 1995년 8월에 스카니아 스웨덴의 국내 지사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스카니아코리아(주)는 트럭, 버스, 트레일러 등을 조립, 판매하는 업체로 국내시장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정비·판매 노동자 2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