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 방침이 결정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실감이나지 않습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한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비전향장기수 박문재(78)씨는 공동 선언문 발표 소식을 접하고 "지금까지 남북한간여러가지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된 적이 없어 이번 합의도 성사가 될 지의문이 생긴다"면서도 "그러나 두정상이 합의한 만큼 종전과는 다르지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어릴 적에 아버지를 잃은 박씨는 북한 로동신문 주필이었던 박필양씨의 양아들로 한국전쟁 당시 서부전선에 정치장교로 참전했다가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포위되는 바람에 북으로 후퇴하지 못하고 충남 계룡산일대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지난 53년 붙잡혔다.

지금까지 북에 계시는 어머니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박씨는 "나이로 미루어 이미 돌아가셨다고 판단되지만 송환되면 제일 먼저 어머니의 고향인개성 땅을밟아보고 싶다"며 어머님을 향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박씨는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북에 가고 싶은 게 내 마음이지만 비전향장기수, 이산가족,경제협력 등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통일"이라며"의식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적대감을 해소하고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화해와 이해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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