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철도 부지를 두고 이곳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제행사를 치를 이유가 무엇이 있습니까? 몇 푼 인건비를 아끼려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짓밟는 이철 사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예산을 아낌없이 펑펑 쓰고 있습니다.”

KTX 여승무원들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 나타났다. 전시장에서는 철도공사가 주최한 ‘아시아 철도최고경영자(CEO) 회의’와 세계철도차량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승무원들은 “한쪽으로는 적자투성이라고 한탄하며 뒤돌아서면 호화판 행사를 연이어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승무원들은 지난달 여의도 63빌딩에서 치른 ‘철도의 날’ 기념행사와 추석 명절 때 KTX 이용 승객을 선발해 BMW로 자택까지 태워준 일 등을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로 지적했다. 승무원들은 “이철사장이 철도공사에 와서 월드컵 열차, 남북열차 연결까지 계속되는 해외 순방으로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남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KTX 승무원들은 “차별과 인권유린에 항의해 파업에 들어간 지 231일, 정리해고된 지 다섯 달이 넘었다”며 “코엑스에서 국제행사를 갖는 철도공사의 태도를 보며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철도공사가 마땅히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승무원들을 비정규직으로 외주위탁하고 이에 항의하자 더 부실한 자회사에 강제위탁하려 했다”며 “이철 사장은 악질 자본가의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한편 철도공사는 “16일 국제철도연맹(UIC)과 공동으로 코엑스에서 제1차 아시아철도 정상회의를 열고 이어 17일부터 4일 동안 9차 세계철도차량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며 “아시아 철도CEO 회의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고 철도차량 컨퍼런스도 한국에서 열리는 첫 철도관련 국제회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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